나 어릴때, 아부지가 은퇴하시고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지으시는 바람에, 방학만 되면 시골가서 농사짓고 살았다.
요즘도 도시에서 배달용으로 흔히 쓰이는 씨티100은 당시 농촌에서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 중의 하나여서 거의 집집마다 한대씩 있었고, 그 성능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명품이었다고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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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할 손, 씨티백의 자태여~ > |
그 씨티100 타고 오토바이를 배우고, 나중에는 서울에 와서도 슬금슬금 125cc 오토바이에 맛을 들이고, 그 뒤로는 면허도 없이 간크게 가와사키 쉐도우 같은거 막 얻어타고 그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루는 시골 한적한 지방도에서 시티100을 타고 가다가 막 흥이 나면서 땡기기 시작을 했는데, 평소 같으면 속도 줄이고 돌았을 커브를 웬지 더 빠르게 돌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꼴에 또 온갖 개폼을 잡으면서 린-인 자세로 코너링을 시도했는데..
뭐 뻔하게 다음 순간 길 가장자리로 쭈르륵 밀려나가면서 불쌍한 씨티100은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고, 난 한순간 몸이 붕 뜨면서 유체이탈 한거마냥, 굴러가는 오토바이가 저 아래로 내려다 보이더라고.
헬멧도 안 쓰고 있었는데.. 순간, 아.. 나 죽나 보다, 이렇게 죽으면 아부지한테 졸라 혼날텐데~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다음 순간 까맣게 기억이 안난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눈을 떠보니, 하늘이 파랗게 올려다 보인다. 아주 편한 자세로 대짜로 누워 있었는데, 움직여 보니 신묘하게도 다친데가 하나도 없다. 그냥 옷이 좀 찢어지고 여기저기 멍좀 든거 말고는 피한방울 흘리질 않은 거다. 그냥 전체가 다 타박상.
대략 유추해 보건데, 오토바이가 구르기 시작하면서 난 휙~ 날아갔고, 마침 떨어지는 자리가 시골 지방도 옆에 풀이 무성하게 우거진 골창을 떨어진 거다. 골창이 형태도 완만하게 부드러웠고, 풀들이 완충작용을 해 줘서 그런지 충격으로 몇초간 정신을 잃었을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어디 하나 부러진 데도 없이 멀쩡.
불쌍한 씨티백은 저쯤 처박혀 있는데, 여기저기 기스나고 백밀러 깨지고 하는 정도 뿐, 다시 일으켜 세워서 시동 걸어보니 잘 걸린다.
와우~ 이게 웬 땡.
역시 하늘이 보살피는 인재는 다르다. 갈빗대 두어개 나가는 건 기본인 오토바이 사고가 났는데도 이렇게 멀쩡하다니. 뭔가 특권의식이 생겼다.
* 마지막 줄이 썩개라고 우겨봄.

그 놈의 하늘 참 무심하기도 하시지-_-줵일.
답글삭제마지막 줄이 썩개라고 우겨봄 ->> 요게 썩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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