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9일 일요일

남사스런 군대얘기


아시다시피 군에 입대하게 되면, 의식주 모든 것을 군대가 책임을 져 준다. 사실 안 그러면 어떻게 군생활을 하겠는가, 당연한 얘기지.

신병소집에 응해 들어가보면, 군복과 속옷, 전투화를 주고 박스를 한개 준다. 거기에 입고 들어온 사복과 소지품을 몽땅 넣어서 집으로 보내라는 거다. 박스에 넣어주면 군사우편으로 집에 도착하게 된다. 맘 약한 부모님들은 그 박스 붙들고 한번씩들 울기도 하고..

사실 인간이 생활하는데에 그렇게 많은 종류의 물건이 필요 없기도 하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군복, 속옷 상하의, 겨울용 내의 상하의, 군화, 활동화(이건 운동화다.), 수건, 칫솔, 치약, 면도기, 뭐 이 정도면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다. 식당가면 밥주지, 총도 있고 군장비 다 있지, 행정병 같으면 처부 사무실 가면 용품 다 있지..

굳이 더 필요하다면 기호품 정도 뿐이다. 술, 담배, 당분이 들어 있는 간식 정도..

사실 이런 물품들은 군대에 보급하는 것도 장난이 아니다. 워낙에 머릿수가 많으니까 그런거지. 매일 매일 소비되는 식료품들도 장난 아니고 의복이나 침구류 같은 것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내가 근무하던 곳은 사단 사령부였기 때문에 휘하에 장교사병 합쳐서 만이천명 정도가 되는데, 사람 만명이 먹고 싸고 일하고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물자의 양으로 보면 진짜 입이 딱 벌어지기 마련이다.

여담이라면, 사실 육군규정에 보면 사병들에게도 알콜음료, 그러니까 주류의 보급량이 규정되어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한달에 2리터였던가.. 그런 수준인데 그 물량이 피엑스에 공급이 된다. 물론 술은 공짜로 주는게 아니라, 그 분량을 피엑스에서 구매해서 먹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조건이 붙어 있다. 사단장 재량으로 사병들을 상대로 주류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시킬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부대는 다 주류판매가 금지된다.

그럼 그 술은 다 어디로 가나? 장교들이 박스떼기로 사간다. 세금이 붙지 않은 군납용 주류가 얼마나 싼지는 다들 들어보셨을 거다. 특히 오래된 고참 하사관 집에 가보면, 한 십년은 묵었을 것 같은 맥주가 짝으로 쌓여있기도 하다. 이삿짐 나르러 갔다가 맥주가 하도 오래되어서 병 안에 침전물이 생긴것도 본 적이 있다.

어찌되었거나 그 얘기 하려는 게 아니고..

문제는 여군들이다. 민망한 얘기지만, 여군들이 사용할 용품도 100% 군대에서 보급이 된다.

병사들이야 전부 다 그냥 주지만 장교들은 월급을 받는다. 따라서, 그냥 주는게 있고, 쿠폰을 줘서 교환할 수 있는 것들이 있고, 자기 돈으로 사야 하는 것들이 있다. 속옷 같은거 100% 다 군납품만 쓰는 장교들 거의 없다. 있다면 진정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이겠지.

그런 식이니, 여군용 군납품들은 거의 구경하기 힘들다. 대부분 쿠폰으로 주거나 해서 알아서 바꿔온다. 그런데 사단쯤 되면 사령부 각 부서에 여군장교나 하사관이 가뭄에 콩나듯 한두명씩 있기 마련이거든. 만여명 속에 서너명. 이 사람들 보급품을 배분해야 되는데, 그게 꽤나 귀찮은 일이기도 해서 군수처나 관리부에서는 그냥 쿠폰으로 처리하거나 돈으로 처리하기를 선호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어느날.. 뭔가 잘못되었는지, 군수처 담당계원이 한숨을 푹푹 쉬고 있길래 뭔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여군용 생리대가 보급이 나왔다는 거다. 그래서 그냥 갖다 주면 되지 뭘 고민이냐고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킨다.

손끝을 따라가서 봤더니.. 가로세로 1M 씩은 됨직한 이따시만한 박스에 검은 글씨로 "생.리.대" 라고 찍혀있고, 자랑스러운 검은 독수리 마크에 "육.군" 마크까지 찍혀 있다.

- 저게 뭐냐?

- 생리대.

- 그러니까 저게 몇명분이야?

- 네명분.

- 몇년치냐?

- 평생쓰지 않을까?

아니 도대체 사단 사령부에 예하부대 다 합쳐도 여군이라고는 너댓명 밖에 없는데, 저렇게 큰 박스를 보내면 어쩌자는 건가?

뭔가 잘못 보낸 거 같아서 확인해 봤는데, 잘못되긴 잘못 되었는데 마감이 다 끝나서 반납은 안 받으니까 알아서 하라는 얘기였던 거다. ㅎㅎㅎ

뭐 어쩌겠나. 그냥 전화해서 가지고 가고 싶은 만큼 가지고 가라고 하는 수 밖에. 그래서 군수처 문병장은 일단 그중 제일 만만하고 잘 아는 부관부 김중사에게 전화를 했다. 와서 필요하신 만큼 가져 가시라고.

그랬더니 돌아온 답변은.. 나 그거 안써. 다른 거 써.

그럼 다른 분들은 어떨까요? 하고 물어보니까... 다른 애들도 그거 안 써. 누가 군납품 쓰냐? 멍청아.

그럼 이걸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요? 했더니.. 니가 알아서 니네 집에 가져가든 말든 맘대로 해라. 뚝.

결국.. 이 난감한 사태는 참모들에게까지 알려졌고, 그거 어따 가져다가 팔 데 없냐는 둥, 그거 군인가족들한테 돌리면 어떻겠냐는 둥, 요즘 군납 생리대 아무도 안 쓰는데 무슨 개소리냐는 둥, 한참 난리를 떨더니..

군수참모가 결국 깃대를 잡고 나섰다.

-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 신경 꺼, 이 새끼들아!!

들리는 후문으로는 짚차에 그 박스를 싣고 읍내에 나가서 각 마을 부녀회관을 돌면서 선심을 팍팍 쓰고 왔다고 한다. 댓가로는 뭘 받았을까..

물론 그 와중에도 군수처 문병장은 잽싸게 한 박스를 챙겨 놨더라. 뭐하러?

그게 행정병들 책상에 보면, 가로세로 5센티 정도로 해서 네모난 천을 테잎으로 붙여 놓고는 한다. 모나미 153 볼펜이 볼펜똥이 하도 나와서 서류에 자꾸 묻으니까 볼펜 촉을 닦기 위한 용도였다. 생리대를 3등분해서 자르면 딱 그 용도로 쓰기 좋은 사이즈거든.

결국 사단 사령부 각 처부의 거의 모든 행정병 책상 한쪽 귀퉁이에 육군용 군납 생리대 조각이 한개씩 다 붙어 있게 되었다는..

일부 취향이 독특한 고참병사들은.. 땀 흡수를 돕는다는 핑계로 하이바(군용 헬멧을 보통 이렇게 부른다.) 안쪽에 앞뒤로 하나씩 붙이는 것도 봤다. 그게 꼭 땀흡수를 돕는 용도였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런 남사스러운 얘기였다.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유우머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는 회심의 일격, 스타크래프트 유머.

어린 아이가 할머니 방문앞에 쪼르르 달려가 할머니를 부른다.
"할무니이이"
그러자 할머니가 말했다.
"어이구 우리 손주... 어여 드로온나!"



드로온......
드론....



ㅋㅋ...
ㅋㅋㅋ...
...
.


장어 종류 완벽정리


이런 건 쓸데가 여기밖에 없데이.

사람들이 장어 그러면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좋은 건 알아가지고 헤벨레~ 하는데 그게 다 종류가 있는 기다.

정리해 주꾸마.

----------------------

뱀장어가 종류가 허벌나게 많은 것 같아도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딱 네개 뿐이다. 외워라.

뱀장어, 갯장어, 먹장어, 붕장어.

여기에 굳이 더 하자면, 칠성장어하고 무태장어가 있는데 그건 평생 가야 보기 힘들듯. 무태장어는 서귀포에 폭포수 밑에서 가끔 나와서 사람들을 놀래키곤 하는 놈이고.

1. 뱀장어

뱀장어가 기본이다. 민물장어네, 바다장어네 하지만 사실 뱀장어는 민물바다 겸용 인생이다.  민물에서 자라서 잘 살다가 바다로 돌아가 깊은 심해에서 알을 낳고 죽는다. 그러면 그 알이 부화되어서 새끼로 자라나 다시 어미가 살던 강으로 돌아오는 거다. 이 때 강 하구에서 보면 5-10센티 정도 되는 하얀 새끼가 꼬물꼬물 돌아오는 것이 보이는 거다.

그래서 원래 강하구 쪽에서 뱀장어를 많이 잡게 되는데 장어로 유명한 풍천지방도 그 중 한 지역.

그러나 사람들이 워낙에 댐도 많이 만들고 수중보도 많이 만들고 해서 상당히 드물어졌다. 그래서 대부분 양식을 하게 되는데, 아직은 이 뱀장어를 알을 낳게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인공적으로 심해의 조건을 만들기가 힘들잖냐..) 강하구에서 올라오는 뱀장어 새끼들을 잡아서 그걸 가져다가 기르는 거다. 요즘엔 그나마 그 새끼들도 안 올라와서 새끼값이 비싸지는 바람에 양식뱀장어 값도 치솟고 있다. 당연한 것이 바다로 돌아가는 어미들이 줄어들었는데, 새끼라고 늘어날까..

이게 가장 기본이 되는 뱀장어고, 민물장어네 풍천장어네 하면서 키로에 오만원씩 주고 사 먹는게 이 놈들이다. 꼬리가 정력에 좋다는 둥 하는 건, 뱀장어가 바다로 돌아갈 때 거의 소화기관이 퇴화되고 섭식활동을 거의 안하고 갈 정도로 힘이 좋아서 나온 미신스러운 얘기고..

2. 갯장어

갯장어는 남해안 지방에서는 "하모"라 부르는 놈인데, 뱀장어보다 주둥이가 더 크고 사납게 생겼다. 이빨도 날카롭고. 얘들은 첨부터 끝까지 바다에서만 사는 놈이다.

바닷속 수심 이삼십미터 정도에서 살면서 주로 밤에 먹이활동을 하니까, 밤중에 낚시로 많이 잡는다. 나도 잡아 봤다. 나름대로 힘도 좋고 맛도 좋다.

부산 가면 이 하모를 뱀장어보다 더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긴 한데, 사실 맛은 뱀장어가 더 좋고 하모는 좀 거칠고 더 기름진 느낌.

내가 알기로는 아직 이 하모를 양식하는 곳은 없다. 그러니 하모라면 다 자연산이라고 하겠지만 그게 별 차이가 없다. 아마 양식을 하려면 차라리 뱀장어 양식을 하겠다~ 이런 거라서 그렇게 된 시장의 이유일 뿐이다.

3. 붕장어 

이 붕장어가 바로 유명한 아나고 라는 놈이다. 붕장어는 뱀장어나 하모와 비교해서 일단 비늘이 없고, 이빨이 퇴화되어서 약해 보인다. 껍질 벗겨서 총총총 썰어 회로 먹기도 하고, 숯불에 궈 먹기도 하는데, 한때는 횟집 가면 옆접시로 그냥 수북히 한접시씩 줄 정도로 흔했지만 요즘엔 아나고 자체도 귀해져서 비싸다.

맛은 뭐, 그냥 뱀장어 먹을 돈이 없으니까 먹는 수준..

아나고를 빨갛게 양념해서 궈 먹는 것도 맛있지만 싱싱한 넘이라면 그냥 손질해서 소금만 뿌려 궈먹는 쪽이 훨씬 더 맛있다. 이른바 생아나고 소금구이. 이거 잘하는 집을 몇군데 아는데 가본적이 오래되어서 패스.

예전에 새만금으로 육지와 이어져 버린 신시도 라는 섬에 가서 이 아나고를 배갈라 반쯤 꾸덕꾸덕하게 말린 놈을 숯불에 궈 먹은 적이 있는데, 내가 먹어본 장어류 중에 최강의 맛이었던 기억이 난다.

4. 먹장어

이 녀석은 장어류하고 과가 다르다.

일단 비늘도 없을 뿐더러, 눈도 거의 퇴화해서 겉에서는 안 보인다. 입도 장어류같이 주둥이가 있고 이빨이 있고 이런 스타일이 아니라, 입 근처에 작은 촉수가 있고 마치 빨판같이 생긴 입으로 다른 물고기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서 이빨같은 돌기가 있는 혀로 피부를 뚫고 빨아먹는 기생충 같은 놈이다. 당연히 먹이감은 거의 죽거나 이미 죽은 물고기가 될 거고.

자세히 보면 무척 기괴하게 생긴 넘인데, 보통은 다 손질되어 나온 것만 보니까 사람들은 잘 모르고 좋다고 잘 먹는다.

이게 바로 꼼장어다. 꼼장어가 아니라 곰장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 그 인간은 짜장면도 자장면이라고 주장하겠지.

------------------------

이 정도만 머리속에 정리가 되어 있어도 어디가서 장어 먹을 때 졸라 잘난척 하는게 가능하다. 장어집 가서 서빙하는 이모 앞에서 이렇게 막 잘난척 하면서 팁 조금만 챙겨주면 장어 먹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불에 탄 장어만큼 아까운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읽은척 매뉴얼과 들은척 매뉴얼을 넘어서 먹은척 매뉴얼이라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구찮아서 패스.





2012년 7월 20일 금요일

비 삼광-_-

오늘 어느 던;많은 남자가 돈지랄.....아니, 영웅놀이에 빠져있는 영화.
닼-_-나이트를 보기전에 시간이 남아 돌아서
얼마전 트윗에서 있었던 고스돕; 대;토론을 재구성해 보았다-_-;
뭐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썩;개로 시작-_-;;

좌린:(옥상에 비떨어진 사진을 올리며)옥상에 담배 피러 갔다가 비 만났다.

불한당:예로부터 고스톱칠땐 비풍초똥팔삼;; 부터 버리라 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비의 모습을 보니 비풍초똥;팔삼 중에서도 가장 천시;받는 비;의 처량함;이 느껴지는군요-_-;


좌린:비와 도덕이 땅을 적시는 비도덕적-_-현상이지요.


불한당: 비와 도덕이 땅에 떨어진 작금;의 현실! 떨어진 도덕을 다시 일으켜세우는 길은 비삼광도 3점으로 쳐주는거시 먼저다..지는 마, 그래 생각하고 있습니다-_-;


이때 갑자기 조폭;흉 난입.


조폭:일단 지훈이 제대 후에 다시 논해 보기로 합시다. 자 다음 ~ -_-/ 

좌린:(애써 무시하며) 심도깊은 영향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선심성 룰 변경은 점수 인플레를 초래하여 고스돕 공화국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실책이 될 수 있다는 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불한당:어차피 지금은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입니다. 다소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지적은 일리있습니다만, 현재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고스돕계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양;적완화는  불가피한 선택일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_-;

좌린:이미 공장 쌍피의 남발과 쓰리피의 발호로 소액참가자의 리스크가 극단적으로 증대된 상황에서 초쌍피 채택 여부마저도 민감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비3광 3점론을 들고 나오는 것은 물 새는 함안보에 드릴질을 하는 격입니다.

좌린:게다가 전두환 쿠데타 이래 광박 채택이 대중화된 작금의 상황에서 비3광 3점 인상은 서민 고스돕의 즉시 붕괴를 초래하리라 사료됩니다. 
 
불한당:일리있습니다-_-; 허나, 고스돕의 꽃은 사쿠라...아 실수,뭐니 뭐니 해도 광이지요. 5광중 유독 비광만 천시받아아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형평성의 문제지요. 광이 바로선다면,써비스패;들은 자연스레 줄어들지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조폭:아시아에선 아직 광이지요-_-

좌린:출처가 불분명하고, 수량 기준이 모호한 써비스패보다 5광의 형평성을 조명하는 시각에 백분 동감합니다. 그렇다면 우선 5점패의 초단 인정 여부가 먼저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폭:글쎄요 이건 민화투에 대한 모욕적 퓨전 지역룰이 아닌가 하군요. 차용에도 예의와 염치가 있는법입니다.

좌린:아, 5월 난초 말고, 비 네장 중에 빨간 띠 드리워진 패 말입니다. 흑싸리, 홍싸리, 난초와 똑같은 빨간띠를 둘렀지만, 어느곳에서도 초단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폭:아, 욱-_-한 심정에 오해를 했군요. 먼저 사과 드립니다. 흠 허나 비초단을 논하려면 비고도리 또한 논의의 장에 함께 들여놔야 하지 않을까요?

불한당: 아;; 띠를 둘렀으나 단의 지위를 갖지못한 비 5짜리 말이군요. 뭐 화투장중에 그런 비운의 역할을 할 패는 하나쯤 있어야하지 않을까요?-_-;

좌린:과연 비운의 비-_-;로군요, 그나마 쭉정이를 쌍피로 인정해주는 것에 감지덕지해야 하는..

이때 샴페인 파우더 횽이 난입.

샴페인 파우더:두분께서 간과하는 바가 있습니다. 고스돕의 룰은 성문법이 아닌 관습법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동네마다 다르며, 고스돕 판에 따라 다릅니다.

불한당:그래도 기본적인 룰은 정해놔야 현재 전국 각지 고스돕;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쌈을 피할수있지않을까요?

조폭:백퍼센트 동의합니다. 원칙이 무너진 사회, 그 심각한 폐해를 우린 지금 경험하고 있지 않습니꽈?(강한-_-어조로) 

샴페인 파우더:흠... 그게 참 고민이 되는 지점이긴 합니다. 과연 국가의 개입이 얼만큼 필요한가 하는 정치철학;적 문제인데..
 
좌린:행여 누구나 불리할 때 판을 뒤엎을 수 있는 '불가피-_-룰'이 보급되지나 않을지 그게 걱정일 따름입니다. 

불한당:그렇죠. 그런 변칙과 반칙이 난무하는 현실이 오늘의 토론을 이끌지않았나 생각합니다-_-; 

좌린:그렇죠, 우리는 지금 쿠데타범과 그 여식이 추앙받고, 반란 수괴가 사관 생도의 사열을 받는 세상에 살고 있지요.-_-;; 

샴페인 파우더:하 이런 그러네요. 워낙 중차대한 문제라서 그만 앞질러 가고 말았습니다.

조폭:아.. 그래서 더욱 미리 준비하고 원칙과 기초를 다시금 다져놔야 하는것이겠지요 -_-;

샴페인 파우더:서로의 의견을 들었으니 각자 연구에 매진한 후에 지훈;이가 제대하면 그 때 다시 토론을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흠흠

불한당:계속 정진;합시다-_-; 일단 오늘 당장 패를 한번 휘둘러야-_-;;;



(의견을 모으며)이들은 훗날 비의 제대일인 7월 10일날 이후 다시 논의 하기로 한다-_-;;




이때 느닷엄씨, 벚꽃봄날흉이 난입하며 남긴말-_-;;

벚꽃봄날:아-뭐가 이케 어렵냐능-_-;; 그냥 민화투 쳐욤~


음................-_-;;;;


                                         -끗-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아부지


울 아부지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참 대단한 분이셨다.

뭐 나처럼 대단한 아들을 두셨으니 대단하신 거 맞지 뭐. ㅋㅋㅋ

평생을 소방관으로 근무하시면서 죽을 고비도 많이 넘기셨지만, 그 현장에 내가 함께했던 적은 한번도 없으니 별다른 추억은 없다. 그러나 소방관을 그만두시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함께했던 기억들이 많이 난다. 

날도 궂으니 그 시절 얘기나 몇가지 해 볼까 한다.

--------------------------

한번은 무척 가물었던 어떤 때 였던 거 같다. 우리집 논은 간척지 논이라서 농업용수 공급이 잘 되는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수로의 최말단 지역 근처에 있어서 가끔 윗쪽 논들이 물 대느라 물을 다 써버리면 우리 논까지 물이 안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면 경운기를 몰고 나가 양수기를 돌려 저수지에서 물을 퍼올려야 할 때가 있다.

새벽부터 부산을 떨면서 준비를 해 가지고 경운기를 몰고 논에 가서 양수기 설치하고 물을 퍼올리고 있는데 이건 또 일이 무척 한가한 일이다. 물이야 양수기가 퍼올리는 거고 우리는그저 지켜보고 있으면 되니까.. 기계 가동시켜 놓고 아부지와 나는 저수지에 낚시대 펴놓고 앉아 있어도 된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아부지가 양수기 있는 곳에 갔다 오시더니 나보고 "야, 집에좀 다녀와라. " 그러시는 거다. 사실 간척지 논들은 무척 넓어서, 집까지 가려면 경운기 타고도 30분 이상을 가야 되는 거리이다. 그 먼길을 다녀오라니..

- 왜요?

- 기름이 떨어졌어.

- 어? 기름통 가져왔잖아요.

- 그거, 기름인 줄 알고 가져온건데.. 술이었어.

이런 줸장.. 당시 우리집에서는 아부지의 취향으로 인해, 항아리에 담근 술이 끊이지 않는 집이었는데, 그 술을 잘 걸러 담아둔 통을 기름통인줄 알고 가져오다니..

결국 난 그 땡볕에 집까지 걸어가서 자전거에 기름통을 싣고 온 몸이 땀범벅이 되어서 다시 헐레벌떡 논으로 오는 수밖에 없었다. 논으로 돌아와 보니..

기름통인줄 알았던 술통의 술이 이만큼이나 줄어 있고, 아부지는 간데가 없다. 기름 넣어서 양수기 시동 다시 걸어놓고 살펴보니 저만큼 떨어진 곳에 설치된 농막에 누워서 드르렁~ 하고 계신다. 술냄새가 풀풀..


내가 술 좋아하는 건 내 책임이 아니다.

----------------------------------

농촌의 한겨울은 매우 한가한 시절이다. 아부지는 맨날 동네 사랑방에 가셔서 아저씨들하고 잡담도 하고 국수 추렴도 하고 화투도 치고... 집에서도 할 일이 없어서 고구마나 궈먹고 그러는 시절이다.

하루는 저녁때가 다되어서 앉아서 티비를 보는데 아부지가 방으로 들어오시더니 허리춤을 붙잡고 한쪽 발을 탈탈탈 터신다. 무슨 게다리춤을 추는 것도 아니고, 기묘한 동작을 계속 하시는 거다. 지켜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터지는 자세로...

- 뭐하시는 거에요?

내가 물어도 아무 답이 없이 그냥 계속 다리를 탈탈탈..

- 왜 그러세요?

재차 물으면서 다가가니까, 아부지 하시는 말씀..

- 내복이 올라가서 안 내려오네..

- 아니 그럼 이렇게 바지속에 손을 넣어서 끌어 내려야죠.

하면서 바지단 속에 손을 넣어 정갱이까지 올라간 내복을 끌어 내려 드렸더니, 천연덕 스럽게 하시는 말씀.

- 아, 그러면 되는 거구나.


내가 맨날 썰렁한 농담을 늘어 놓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

아부지랑 농사일을 같이 하다 보면 욕을 많이 먹는다. 딱히 뭘 잘못해서 욕을 먹는게 아니라 워낙 성질이 급하신 탓에 습관적으로 욕을 하신다.

- 야, 이 새끼야, 좀 빨랑 하지 못해!!

뭐 이런 식이다. 그래서 맨날 엄니하고 싸우신다. 하기사 소방관 정년퇴임한 뒤, 늘그막에 그 넓은 논에 벼농사를 지으시려면 힘도 많이 들테니까 욕으로 해소할 수도 있겠다 싶다.

논에 농약을 칠 때면, 경운기에 부착된 8마력 분무기에 연결된 내압호스를 백미터씩 끌고 다니면서 약을 뿌리게 된다. 말이 쉽지,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논에서 그 호스를 끌고 다니면서 농약을 뿌리는 건 진짜 하드한 운동이다. 특히나 뿌리는 사람의 발걸음에 맞춰서 논두렁에서 호스를 잘 넣어주고 나올 때는 잘 빼주고 하는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이건 완전 죽을 맛이다.

다리힘이 약해지신 아부지를 대신해서 내가 주로 농약을 뿌리곤 했는데, 아부지가 호스를 잡게 되면 영 호흡이 안 맞는다. 들어갈 때에는 호스를 너무 빨리 넣어서 호스가 꼬이기 일쑤고, 나올 때에는 너무 빨리 당겨서 내가 막 호스에 끌려가는 판이 벌어진다.

- 아, 좀 잘 보고 맞춰서 땅겨요~~~

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 머 이새끼야? 니가 빨리 움직여야지~

하고 버럭버럭 하신다.

날도 덥고 농약 냄새도 싫고 짜증이 풀풀 나서 분무기를 집어 던져 버리고 논에서 나와 버렸다.

- 그렇게 잘하시면 아부지가 뿌리시등가~

그랬더니 아부지가 논두렁으로 막 뛰어 오신다.

- 너 왜 이래, 농약 안 뿌려?

- 아부지가 욕을 너무 많이 해서 나 욕먹기 싫어서 농약 안 칠래요. 관둘래요.

- 뭐? 내가 언제 욕을 했다고 그래?

- 아, 방금도 막 욕했잖아요. 이새끼 저새끼.. 제가 누구 새끼겠어요? 아부지 새끼지.

- 이 자식이 생사람 잡네.. 난 원래 욕을 못하는 사람이야.

그냥 딱 잡아 떼신다.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온다.

저 쪽에서 지켜보고 계시는 엄니에게 소리쳐 물어본다.

- 엄니~ 아부지가 지금 욕 했어요? 안했어요?

- 무슨 욕? 난 못 들었다.

이런 줸장줸장줸장.. 누가 부부 아니랄까봐...

- 아, 더러워서 빨리 장가를 가든지 해야지 원~~

궁시렁궁시렁 하면서 칠 농약은 다 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해독에 좋다는 삼겹살을 궈 주시면서 슬슬 웃으신다.

- 힘들었지? ㅎㅎㅎㅎ

- 어우~ 줸장..


내가 뭔 사고 쳐놓고 시치미를 뚝 떼는 버릇이 생긴것도 내 책임은 아니다.

---------------------------

그러던 아부지는 결국 너무 힘이 들어서 농사를 그만두고 은퇴를 하시게 된다.

그런데 평생 힘든일을 하시던 분이 갑자기 일을 관두고 쉬게 되니까, 갑자기 몸에 이상이 오셨나 보다.

일주일 전에 정밀검진에서도 의사가 한 십년은 끄덕없이 사시겠어요~ 했었는데, 그냥 돌아가시고 말았다.

그것도 친척 잔치집 가서 잘 놀고 술도 거하게 드시고 집에 오셔서 잘 주무시고, 새벽에 일어나서 세수도 하시고 한잠 더 주무신다고 들어 가신뒤, 엄니가 꿀물이라도 드시라고 한잔 타서 들어갔더니 이미 굳어지신 거다.

원인은 심근경색 뭐 이런건데, 사람이 죽으면 다 심장이 멈추는 거 아닌가.

친지들은 정말 편하게 가셨다고 다들 부러워 하는 눈치지만 자식들은 병원한번 못 가보고 그렇게 갑자기 훌쩍, 그것도 68세라는 이른 나이에 가버리신게 못내 서운하긴 했다.



그래도 뭐 나도 거의 비슷한 신체구조 일거고, 사는 습관도 아부지랑 거의 비슷한데, 아마 나도 아주 비슷한 시점에 거의 비슷하게 세상을 떠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참 괜찮을 거 같긴 해.

그냥 자다가 조용히 가는거.








2012년 7월 17일 화요일

어떤 남자의 행정처리


울 아부지는 공무원이셨다.

평생을 소방관으로 근무하셨으니 소방공무원이라는 게 더 적절한 표현일듯. 물론 소방관의 이른 정년퇴직제도로 인해 소방관을 마치고 나서는 농사를 지으셨으니 농부이기도 하셨고..

그렇게 공직에 오래 계셨으면서도 매우 황당한 행정처리를 하신 적이 있고, 내 자신이 그 피해자가 된다. 그런데 사실 피해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다.

난 2월 17일에 태어났다. 음력으로는 1월 19일인가 그럴 거다.

느지막하게 막둥이가 태어난 것에 대해 기뻐하신 나머지, 아부지께서는 내가 태어난 바로 다음날 출생신고를 하러 가셨다. 그 시절에는 애가 한 일년 정도는 살아 남아야 출생신고를 하곤 하던 시절이었으니 그렇게 서둘러 출생신고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기도 하다.

문제는 거기서 발생한다.

출생일자에 2월 17일이라고 쓴 것이 2자가 이상해 보였는지 동사무소 직원은 그걸 7자로 읽어 버린다. 그러더니 지금이 2월달인데 7월생이라는 거 보니 작년이구만.. 하면서 내 출생년도를 1년을 땡겨 버린다.

그렇게 서류 처리가 되어 버린 결과.. 난 68년 2월 17일 생인데도 불구하고 주민등록은 67년 7월 17일이 되어 버린거다. 줸-_-장..

초딩(당시는 국민학교) 입학때만 해도 별 문제는 없었다. 어차피 2월생이니 67년생들하고 같이 학교를 다니는 게 맞는 거였고, 취학통지서는 67년생들하고 함께 받게 된다.

그렇게 학교를 다녔는데, 이게 문제가 중학교 입학 할 때가 되니 발견이 된거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난 내 법적 생일이 67년 7월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중학교 입학서류를 만들면서 보니까 이게 그렇게 되어 있잖아.

그래서 아부지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여쭤 봤더니, 아부지께서도, 그게 아마 이래저래 된 일인거 같다고 얘기를 해 주신다.

그래서 또 어린 나이에 그러면 안되니까 정상으로 바로 잡아 달라고 졸랐다.

당시에 호적을 고치려면 아마 무슨 호적갱신 소송 같은 걸 했어야 되는 걸로 기억한다. 절차도 졸라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도 그걸 했다.

그래서 이제 정상이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나중에 주민등록증이 나올 때가 되어서 다시 확인해 보니.. 줸장..

이젠 생일이 68년 7월 17일로 되어 있는 거였다.

아부지~~~ 왜 그러셨어요~~~~ 흑흑흑..

결국 난 실질적으로 학교 동기생들 보다 한살 어린 존재가 되어 버렸다. 심지어 동갑내기 마눌님 보다도 생일이 느리게 되어서 술한잔 먹으면 나보고 "누나라고 불러봐~" 이딴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마눌님 생일은 68년 3월..)

그렇게 어떤 한 남자의 이상한 행정처리로 인해 난 제헌절을 생일로 가지게 되었다.

물론 진짜 생일은 2월이지만.. 법적인 생일은 제헌절이다.

그러니 오늘은 내 법적 생일이다. 경배하라~




2012년 7월 11일 수요일

군대에서 귀신 본 얘기


군대나 학교에는 꼭 귀신얘기가 있는데, 그거야 대략 집단 생활을 하면서 자유가 억압되어 받는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뭔가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귀신 관련된 사건이 실제 현실의 업무에 지장이 올 정도로 커지기 시작하면 관리체계에 따른 대응이 필요해지기도 한다. 역시 그런 일은 맨날 모든 일의 뒤처리를 담당하는 인사처 소관.

그래서 예하 부대에서 벌어진 귀신 소동을 서너건 처리해본 경험이 있긴 한데, 그건 사실 별로다. 어차피 내가 직접 귀신을 본 건 아니니까. 이 얘기는 예전에 내가 글을 올리던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http://albablog.kr/780

http://albablog.kr/782

http://albablog.kr/787

그런데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일은 진짜 제대한 이후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거의 안했던, 뭔가 좀 얘기하기가 꺼려지는 내용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는데 하여간 여기서 처음 꺼내는 일화라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

내가 근무하던 곳은 사단 사령부 본부대였기에 위병소(부대입구)에서도 걸어서 한 사오십분 올라가야 내무반이 있는 그런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부대였다. 위병소 지나자마자 수송반이 있었고, 그 뒤로 경비소대 막사가 있다.

그 위쪽으로 제이연병장이 있고, 바로 위에 제일연병장, 그 사이에는 헬기착륙장이 하나 있다. 산기슭에 지어진 공간이라서 계단형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 옆으로 오르막길이 나 있어서 한창때의 군인들이라 해도 올라가려면 숨좀 차던 경사와 거리였던 기억이 난다.

문제는 그 헬기장 옆에 주인모를 무덤이 한개 있다는 거다.

군부대 영내에 무슨 산소인가 싶을 것이다. 누구나 그랬다. 신병으로 배치받자 마자 항상 고참들이 갈구면서 겁주는 스토리에 바로 그 무덤, 아니 산소 얘기가 나온다.

처음에 사단사령부를 자리잡고 지을 때, 산기슭이었으니 당연히 산소가 여기저기 있지 않았겠는가? 그걸 다 주인 찾아 공지해서 이장처리 했는데, 끝까지 주인이 안나타난 산소가 한개 있었다는 거다. 나름 석물도 있고 해서 꽤나 세력있는 집안의 산소로 보이면서도 후손들이 안나타나니 처리가 곤란해진거다. 그래도 일정은 촉박하고 치우기는 해야겠고 결국 부대 건축을 담당한 공병대장이 결단을 내리고 밀어버리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생긴거다. 흔한 말로 동티가 나기 시작했는데..

민간업자가 끌고온 포크레인(정식 명칭은 엑스카베이터, 굴삭기다.)이 무덤 주변으로 접근하던 중에 엔진에 이상이 생겨 멈춰 버리고, 한참동안 기사가 응급정비를 하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못 고치고 대형 트럭 불러서 실려가버린 거다.

인부들을 동원해서 파헤치라고 하니 다들 슬금슬금 피하는데 깡좋은 젊은 인부 하나가 곡괭이 들고 산소를 내리 찍는데 한두번 찍고 나더니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허리가 삐끗했다고 주저 앉아서 끙끙 대다가 결국 앰뷸런스 불러서 실려 가버리고..

이런 일이 연속되니까 다들 겁을 먹어서 아무도 그 산소를 못 건드리는 상황이 온거다.

할 수 없어서 결국 사단장한테 보고해서 허락 받은 뒤 술과 고기를 사다가 한바탕 제사를 드리고 이장 처리를 하려고 드는데, 갑자기 돌풍이 불면서 산소 앞에 돗자리 펴고 깔아놓은 음식그릇들이 다 엎어지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결국 이장을 포기하고 오히려 흐트러진 석물들을 깔금하게 재배치하고 잔디 손질까지 해 주고, 산소 위치를 피해 헬기착륙장을 만드는 식으로 일을 처리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이후 사단장이 교체될 때마다 후임에게 저 산소는 건딜지 말라는 경고가 인수인계 내용에 포함이 되어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이게 그냥 병사들끼리 하는 농담이면 모르겠는데, 영내에 아무 관련이 없는 산소가 한개 버티고 있고, 정기적으로 명절때마다 사단 선임하사가 술병하고 고기 챙겨서 인사도 드리고, 회식때 물어보면 나이 먹을 만큼 먹은 그 하사관들이 저 산소는 절대 건드리면 안되는 거라고 큰일 난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길 하니 겁을 안 먹을 도리가 없다.

그런 와중에 사건은 내가 상병때 휴가 나갔다가 복귀하면서 생긴다.

우리 부대는 나름 자유로와서, 복귀일 기준이 예하부대보다는 좀 여유가 있었다. 내가 알기로 다른 부대는 석식 전 복귀 기준이라거나, 늦어도 아홉시 점호 이전까지 복귀하도록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자정 전까지만 복귀하면 되는 전통이 있었다. 행정병들이 많은 부대라서 그런 거겠지.

그래서 다들 복귀일에는 부대앞 읍내에서 술깨나 먹고 비틀 거리며 복귀하곤 했었는데, 그것도 짬밥좀 있는 병장들이나 그렇지, 일반 병사들은 늦어도 열시 이전까지는 복귀하는 형편이었다. 그래도 상병 고참이었던 난 읍내에서 부대에 전화를 걸어 애인하고 같이 왔다고 좀 늦게 들어간다고 허락을 받아내서 열한시쯤 복귀를 하고 있었던 거다.

다들 알겠지만 군생활 하면서 제일 지옥같은 시간이 바로 휴가복귀해서 위병소에서 내무반까지 걸어가는 동안이다. 그래도 며칠 편하게 지내다가 다시 괴로운 부대생활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면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라도 된 심정이 들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쩌랴 하면서, 꾹꾹 눌러 참고 위병소 들러서 위병들 먹으라고 읍내에서 사온 만두도 좀 들이밀어 주고, 내무반 들어가서 고참들 줄 양념치킨도 좀 사고, 치킨 상자 밑에는 병장들 줄 소주도 두어병 깔려 있고 또 다른 비닐봉다리에는 졸병들 나눠줄 초코파이도 두어상자 들어 있고..

양손에 그런 짐을 잔뜩 들고 비척비척 걸어 가는데 진짜 세상 살맛 안나고, 한걸음 걸을 때 마다 씨바 이대로 그냥 돌아서서 다시 나가 버릴까 싶은 생각이 딛는 발자국마다 흥건히 잠기는 기분으로 걸어가는 중에...

바로 그 길가에서 한 이삼십미터 떨어진 헬기장 옆 산소 근처에 희끄무레한 것이 보이는 거다. 날도 별로 안 흐리고 달은 없어도 별은 뜬 밤이라서 대략 사물은 분간이 되는 정도였는데, 산소 근처에 뭔가 희끄무레 한 것이 꾸물거리고 있으니 섬뜩하지 않을 수가 있나. 

뭘까 하고 멈춰 서서 지켜보는데 갑자기 등골이 써늘해 지면서 취기가 가시고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 한복 차림의 어떤 남자가 산소 옆에 서 있는거다. 흰 두루마기를 걸친 나름 고급스러운 양반 차림이었다.

- 뭐..뭐야.. 당신 뭐야..

이런 소리가 입속까지 올라오는데 그 소리가 입밖으로 터져 나오기 직전 그 남자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는데 그의 눈과 내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난 머리속이 하얘지면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렇게 서로 눈을 맞추고 서서, 꼼짝도 못하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식은 땀은 흘러 내리고 금방이라도 주저 앉아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억지로 억지로 버티고 서 있는데 급기야..

그 남자가 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한거다.

난 오지 말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었고 급기야 내 코앞까지 다가온 그 남자의 얼굴을 보면서 정신을 잃어 버릴 지경이었는데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내 등뒤에서 나면서 주변이 확 밝아진다.

- 뭐야, 이 새끼, 죽고 싶나.

순간 정신이 돌아온 내가 뒤를 돌아보자 짚차 한대가 헤드라이트를 환하게 비추고 내 바로 등 뒤에 급정거 해 있었고, 선탑자(운전자 옆에 탑승하는 상급자)가 뛰어 내리고 있는데 얼굴을 보니 군수처 임대위였다. 임대위 얼굴을 확인하고선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는 상황이 정리가 되었는데. 내가 봤던 그 한복의 남자는 당연히 사라져 버렸고, 난 위병소에서 본부로 올라가는 길 한가운데에 꼼짝도 못하고 후들거리면서 서 있었던 거고, 예하부대 순찰 나갔다가 돌아오던 상황장교(당직) 임대위가 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 급정거를 하면서 놀라서 경음기를 울리면서 뛰어내린 거였다.

그러더니 정신을 채 못차리고 있던 나를 보니 온 얼굴에 땀이 범벅이 되어 숨도 잘 못쉬고 있더란다.

휴가 복귀하는 넘이 술을 얼마나 쳐먹었길래 도로 한가운데에 서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가 싶어 혼쭐을 내려고 뛰어 내렸는데, 막상 보니 술냄새도 별로 안나는데 애가 숨도 못쉬고 있으니 상황장교도 꽤나 놀랐던 모양이다.

결국 짚차를 타고 본부대 사령부까지 올라와서 찬물 한잔 마시고 정신을 차렸는데, 내가 봤던 얘기를 천천히 해 주니까 옆에서 얘기를 듣던 선임하사가 한마디 한다.

- 그러니까 휴가 복귀할 때 좀 일찍일찍 다니란 말이다. 거기 가끔 그런다. 뭐 별일도 아니네.

일은 대충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난 다시 멀쩡하게 내무반으로 돌아와 기다리던 고참들에게는 치킨과 소주를 안겨주고, 잠든 졸병들 관물대에는 초코파이를 넣어주고 씻고 자리에 누웠다.

이렇게 육군상병 박상병의 휴가 복귀는 마무리 되었는데..

아직도 난 그 한복입은 남자의 얼굴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 얼굴은 바로..








































이 놈이었다. 그러니 내가 안 무서울 수가 있어??









2012년 6월 27일 수요일

무림의 세계


무림의 세계는 오묘하다. 구파일방의 정파도 오묘하고 대륙을 종회하는 사파도 오묘하고 마교 일당은 언제나 섹시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무림의 세계를 접할 때 항상 한자라는 언어의 틀을 접해야 함으로써 혼선이 빚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무림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누가 시켰나?)으로서, 이 혼선을 마감하고 올바른 표준 무림언어를 확립해야 할 의무감이 들어 여기에 기록을 남긴다.

도화도주 동사 황약사의 딸 황용과 결혼하여 정파 무림의 거두로 성장하고 송나라를 위해 몽고군과 싸우기(오지랍 대마왕.)까지 하는 곽정의 무공 중에 가장 강력한 무공인 항룡십팔장.

이 항룡십팔장이 항룡십팔장인가 강룡십팔장인가 하는 의문은 끊이지 않고 제기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용을 항복시킬 정도로 강력한 무공이라는 뜻의 항룡십팔장이 의미상 맞다. 물론 항과 강은 같은 한자의 다른 음이라서 이런 혼란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항룡십팔장의 구결이 단계 단계 상대를 무릎 꿇리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바, 한자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항룡십팔장이 맞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초창기 무지한 번역자들이 항으로 번역해야 할 것을 강으로 번역하는 바람에 생긴 혼선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항보다는 강이 발음이 훨씬 멋있는데. ㅎㅎㅎ

규화보전 귀화보전도 규화보전이 맞는 걸로 정리가 된다.

그러나..

더욱 무서운 비밀은 그 다음에 숨겨져 있었는데..

이 규화보전이 바로 무림을 떠들썩 하게 만든 무공비급 치고 거의 유일한 국산 비급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조선 출신의 비급.

그로 인해 불쌍해진 사람이 바로 동방불패다.

<나 불러써??>

규화보전은 사상 최강의 무공임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가장 마지막 구결에 있는 "거세정진" 이 문제가 된다. 즉 이 무공을 완성하려면 남성의 상징을 제거해야만 한다는 비극의 무공이 된다.

동방불패는 자신의 무공을 최고로 끌어올려 무림을 지배하기 위해 결국 큰 마음을 먹고 거세를 하고 정진했으나, 뜻밖에 무공이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에 열이 받아서 규화보전의 버전별 차이를 연구하기 위해 각지를 돌며 규화보전 귀화보전 심지어 구화보전까지 다 입수해서 읽어본 바, 미세한 차이들이 존재함을 알아내게 된 것이다.

결국 추리에 추리를 거듭한 결과 이 모든 짝퉁 규화보전이 존재하는 이유는, 원서를 잘못 번역한 무식한 번역자들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규화보전의 원전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결국 천하를 방랑하면서도 원서를 찾지 못한 동방불패는 결국 동방으로 동방으로 떠돌다가 한반도 조선땅까지 오게 된다.

조선땅 중허리에 존재하는 금강산 일만이천봉 골골이 자리잡은 수많은 암자를 다 뒤진 끝에 일만일천구백팔십이번째 봉우리 밑에 있는 암자에서 드디어 원서를 발견한 동방불패..

문제의 "거세정진" 구결의 원전이 뭔가를 확인하기 위해 황급히 가장 마지막 장을 펼쳐 들었다. 거기에는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로 또박또박 적혀 있기를..

이상의 무공 초식을 좆나게 연습하고 좆빠지게 연습해라.. 그래야 최강자가 될 수 있다.

라고 써있는 것을 발견하고 만다.

그 구절을 무식한 한문 번역자가 그냥 "거세정진"으로 번역하는 바람에.....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동방불패의 숨은 스토리가 완성되었다는 전설이..



근데 사실 물뚝심송도 무림 비급의 일종에서 기원했다는 비밀은 절대 밝힐 수 없다.






2012년 6월 26일 화요일

수박서리의 추억



모든 범죄자들이 그렇듯이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절대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저, 손님들이 오실 거니까 수박밭 가서 수박좀 몇통 사오라시는 아버님의 명을 받자와 수박을 사러 갔을 뿐이었다.

동네 어귀를 좀 벗어나면, 탁 트인 평지가 나오고 거기에 너른 수박밭이 있어서 매년 그 밭에서 나오는 수박으로 동네사람들 모두가 더위를 이기던 그런 좋은 수박밭이었고, 밭의 주인 할배도 워낙에 마음씨 좋은 분이어서 한덩이 값을 내면 두덩이를 주던 그런 분이었다.

거름을 튼실하게 주고 밭 관리를 워낙에 정성스레 하시던 분이라 그 할배의 수박은 달기로 소문이 났었고, 옆마을에서도 와서 사가곤 했던 그런 곳이었다. 장성한 자식들은 모두 서울로 떠나고 할매도 일찍 저 세상으로 보낸 뒤 사는 낙이라고는 수박밭을 가꾸고 그 밭에서 나온 수박을 달고 맛나게 먹어주는 사람들의 인사를 받는 것 밖에 없던 순박한 할배.

그 수박밭 한 가운데에는 생뚱맞게도 커다란 미류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고, 그 나무 그늘에 원두막이 있는 바람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거기에 잠시 멈춰 한 여름에 길 가느라 등에 배인 땀도 들이고 가곤 하던 곳. 밭 근처에 있던 할배내 집 마당의 우물에서 파이프를 연결해서 원두막에다가 설비를 해 놓은 덕분에 원두막에서는 시원한 물도 콸콸 나오던 그런 훌륭한 천연의 휴게소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위 사진은 기사중 특정 사실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대놓고 서리해온 사진임을 인증함.>


그 날 역시, 친구들 서넛을 옆에 거느리고 보무도 당당하게 원두막을 향해 걸어갔다. 주머니에 수박 댓통 값이 들어 있으니 당당한 고객의 자격이지 않은가.

우린 또 쪼잔하게 밤중에 수박 껍데기 머리에 쓰고 몰래 기어가서 수박 훔쳐먹고 그런 짓은 안하던 통큰 시골아이들이었으니까..

근데 웬걸, 원두막에 도착해보니 늘상 거기서 손에 파리채 들고 베잠벵이 입고 주무시던 주인 할배는 어디로 마실이라도 가셨는지 보이지가 않는 거였다.

"얘들아, 어쩔 수 없다. 일단 기다려보자. "

그러고 나서 원두막에 앉아서 누워서 뒹굴뒹굴하고 있는데 영 안오신다. 어디 멀리 가셨나 보다. 결국 우리가 가져갈 분량의 수박을 잘 익은걸로 골라 따다가 다라이에 시원한 새 물 받아놓고 넣어뒀다. 


그래도 안오신다. 


결국 기다리다가 갈증도 나고 해서 시원한 수박 하나를 원두막 기둥 옆 틈새에 꽂혀있던 부엌칼을 꺼내 쫙 쪼개서 같이간 친구들하고 해치워 버렸다. 


"아, 이거 어쩌지? 할배 오시면 우리가 먹은 것도 값을 내야 될 거 같으니까 껍데기는 숨기자. "


잔머리를 막 쓰면서 우리가 먹어치운 한통의 수박에서 나온 껍데기는 증거인멸 작업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안 오신다. 


"아, 덥다. 등목이라도 한판씩 할까?"

친구들은 차갑다고 소란을 막 떨면서 돌아가메 한 명씩 시원하게 등목까지 했다. 그래도 안 오신다. 슬슬 잠이 온다.

원두막에 너댓명의 아이들이 널부러져 곤하게 잠에 빠진다. 여름만 되면 어디 장난거리 없나 하고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불철주야 몰두하던 아이들이니 피곤할 만도 하다. 그렇게 한잠씩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도 할배는 안 오신다.

결국, 집에서 기다리실 아부지 생각에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다는 효심어린 생각이 머리속에 떠오르고, 우리는 교활하게도 이건 어쩔 수 없는 사고라고 합의를 보고 우리가 다녀간 흔적을 정교하게 지운 뒤, 차갑게 식은 수박들을 한통씩 들고 원두막을 벗어났다.

"근데, 너 그 수박값은 어쩔거냐? "

순간 사악한 생각이 발동한 나는 호기롭게 외치고 말았다.

"어쩌긴 뭘 어째, 그냥 꿀꺽 하는 거지. 우린 원두막 가서 돈주고 이 수박 사온거야. "

"그래도 될까?"

"안될건 또 뭐야~ 입이나 다물어. "

그렇게 음모를 꾸미고 집에 도착해 보니 벌써 몇몇 손님들이 와 계시고 엄니는 수박을 심어서 캐 왔냐고 야단을 치신다. 그래도 찬물에 담궈서 시원하게 만들어서 가지고 왔노라고 자랑을 하고, 수박값 얘기는 아예 꺼내질 않고 눈치를 본다.

마루에 앉아 계시던 아부지께서 물어 보신다.

"그래, 수박은 잘 사왔냐?"

"네~~~"

"수박값은 잘 드렸고?"

"네~~~"

"음홧홧홧.. 가소로운 녀석.."

아부지가 설마 눈치를 채신 것일까.. 저 말의 의미가 뭘까.. 이제라도 순순히 자백을 하고 수박값을 토해내야 되는 건가.. 온갖 상념이 머리속에서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마당 건너 뒷간에서 수박밭 할배가 바지춤을 여미면서 나오신다.

"이것들, 나 없다고 밭에서 수박 몇통이나 따묵었냐, 이눔들아~~ "





"아부님, 소자 첨부터 횡령의 계획을 가지고 있던 것은 절대 아니옵고, 호부호형을 허하시고, 죽여 주옵소서~~~~~~~"




공돈 좋아하면 대머리 까진다.


2012년 6월 23일 토요일

뻔뻔함이란 최고의 덕목인가?

어버이연합의 강재천이 진중권에게 어떤 행사에 오면 택시비를 주겠다고 했다.
진중권은 주면 간다고 했다.
강재천은 줄테니 오라고 했다.
며칠간 기다린 진중권이 얼른 달라고 그랬다.
강재천은 낚시였다고 하며 택시비는 없고 버스타고 오라고 했다.

훈훈한 듯도 하지만 사실은 싸움이었다.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나는 진중권의 압승을 예감했었다가
강재천이 전혀 정신적 충격을 받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여서 무척 당황하였다.
나는 너무 황당하면 할말을 잊고 자멸한다.
논리의 기초를 일일이 가르쳐야 한단 말인가? 하고...


옆집 사람이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놓는다.
우퍼스피커가 강력해서 벽을 타고 진동이 전해진다.
나도 우퍼가 있다. 2.1채널 로지텍 스피커의 우퍼가.
나도 우퍼볼륨을 높여 음악을 튼다.
그러나 나는 음악을 즐기려 볼륨을 높여 트는 것이 아니라 
한낱 복수심에 볼륨을 높이는 거라, 음악이 제대로 즐겨지지가 않는다.
나 자신에게 솔직한 나는, '오 예~ 음악 좋고~' 하면서 기분을 전환하지 못하고,
잡생각에 빠지며 불안한 감정에 빠져든다.
나의 손해인 것이다.

프로젝트의 계획 단계에서 직장동료와 언쟁을 하는데
나는 일단 다 듣고 짧게 핵심만 말하려는 태도를 가졌다.
상대방은 항상 말을 끊고 자기 의견을 길게 말하는 습관을 가졌다.
나의 짧고 간결한 의견을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여러번의 말끊기를 당하고
상대방이 여러번 같은말을 반복하는 것을 들어야 했다.
혹시라도 새로운 얘기를 하려나? 싶어서 계속 다 들었다.
다 듣고 판단해보니 결국은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마치 내가 말을 이해 못해서 반복 훈계를 당하는 듯한 느낌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내가 마침내 처음에 하려던 말을 전달하고 나자 쉽게 일단락 되었다.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표정은 상당히 굳었으나 사과는 없다.

천안함 국정조사에서 폭발 전문가 이종인씨와 송영선 등 몇과의 문답에서도
뻔뻔한 쪽이 이기는 것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대체로 경험상 예민함과 뻔뻔함이 만나면 뻔뻔함이 이긴다.
그렇게 예민해서 세상 어떻게 살래? 하는 주제넘은 간섭을 받기도 한다.
바로 그 예의와 에티켓을 밥말아먹은 상대방으로부터.
아! 저놈이 나를 걱정해주고 조언해주는 좋은놈이구나!
아! 나는 저런 좋은놈에게 쓸데없이 예민해서 짜증부리는 나쁜놈인가보구나!

뻔뻔함에 있어서 가카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최강의 뻔뻔함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다.
터프함이라고도 하던가?
아무튼 승리자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일부 좌빨들은 가카가 곧 감옥에 가고 기르던 개에개 물어뜯기고 주변인물이 다 떠나가고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거라고 불손한 언행을 일삼지만,
뭐 현재까지는 그의 비운이 시작되지 않고 있다.

미래엔 달라질까?
하늘이 적절한 벌을 내려줄까?
그럴거라 생각된다.
느리지만 적절한 벌을 내려줄거라 생각한다.
근데 다음부턴 좀 빠릿빠릿하게 행동하길 바란다.
너, 하늘 바로 너 말이야.

2012년 6월 22일 금요일

시간여행, 평행우주

시간여행이란 무엇인가?
당신이 웬만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타임 트래블... 터미네이터나 HG웰즈의 소설을 떠올릴 것이다.
당신이 물리학 덕후 심송이라면 아인슈타인의 무슨 무슨 빛보다 빠르네 느리네 하는 이론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만약 멘탈이 붕괴된 쓰레기-_- 라면 시체를 강간하는 테마로 여행다니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떠올릴 수가 있을까? 웬만한 개쓸애기가 아니고서야. 쯧쯧.

나는 오늘 문득 다음 웹툰리그에서 드래곤볼 W를 보다가
댓글중에 링크가 하나 있길래 한번 들어가보게 된 어떤 곳을 알게 되었고
'덕 중에 최강은 양덕이라네'
라는 말이 사실임을 깨닫게 되었다.

드래곤볼 원작에도 시간여행과 평행우주가 나온다.
미래의 부르마가 개발해서 트랭크스가 타고 오는데
다른 평행우주로만 여행이 가능하고
자기자신의 평행우주로는 못간다.
과거를 바꾸는 것에 대한 모순점(과거로 가서 자기자신을 죽이는 등)을 방지하는 개념.
트랭크스가 과거에서 손오공 일행을 만나 심장병 약을 주고 되돌아가도 그쪽 평행우주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러한 평행우주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으로 들렀다...던 에피소드.

그 개념과 그 세계관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서
팬픽임에도 유치하지 않은, 그러면서 분량도 꽤 되며
그림수준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그러한 덕;;이 하나 있음에
그 덕이 (서)양덕(후) 이시며
그래서 원래는 영어로만 되어 있었을 그 만화를
먼저 발걸음한 한국의 의인께옵서 이미 다 번역을 해 놓았으니
우리는 그냥 링크타고 들어가서 즐기면 되는 것이다.
http://www.dragonball-multiverse.com/kr_KR/chapters.html

2012년 6월 21일 목요일

기억력


난 약점이 하나 있다.

기억력이 졸라 나쁘다. 진짜 신기한 것은 기억력이 몽땅 다 나쁜게 아니고, 특정한 분야에서만 기억력이 바닥을 친다. 그 특정한 분야라는 건 바로..

내가 싫어하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

이게 곰곰 생각해보면 아마 일종의 반항심 같은 건데,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면 기억력이 갑자기 제로로 수렴한다는 거다.

그 시작은 초등.. 그 때는 국민학교 였다.

4학년인가 5학년인가 그 때 였는데, 갑자기 나보고 학급회장을 하라는 거다. 그거야 뭐 하면 하는 거지. 근데 결정적인 문제는 학급회 시작할 때 국민의례를 해야 되는거다.

애국가 같은 것은 그나마 노래니까 어영부영 다 외우고 있는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해야 되는데 그 문구를 도저히 기억을 못하는 거다.

국기에 대해 경례~ 하고 나서 아이들이 모두 가슴에 손을 올리면,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블라블라를 해야 되는데 죽었다 깨나도 이걸 끝까지 다 못외우겠는 거였다. 종이에 적어서 몇번을 외워도 고개만 돌리면 뒷 문장이 기억이 안나고.. 심지어 문장 중간에서 막혀 버리고..

보다 못한 학급 부회장 하던 여자애가 대신 외워주고..

그나마 공부좀 하고 똘똘해 보여서 회장 시켜놨더니 국기에 대한 맹세 그 짧은거 하나를 못 외워서 절절매는 나를 보고 있던 선생님은 또 얼마나 답답했을까?

근데 신기한건 전혀 쪽팔리거나 하질 않았다는 거다. 그냥 내 심정은.. 씨바, 안 외워지는 걸 어쩌라고? 이런거 만든 넘이 나쁜 넘이지.. 하는 생각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집에와서 부모님한테 그 얘길 했더니, 의외라는 표정으로 물어 보신다.

-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 아니라고요~~~ 진짜 안 외워진다고요~~

- 학교 들어가기 한참 전에 구구단을 다 외웠던 넘이 왜 그걸 못외워?

- 그거랑 이거랑 다르다고요~~~~

결국 내가 학급회장을 맡았던 한 학기 동안은 학급회의 시간에 국기에 대한 맹세는 부회장이 외우는 걸로 관습이 바뀌어 버렸다.



비슷한 사건이 또 생겼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교련 시간에 총검술 연습을 하는데 그걸 또 못외우는 거다. 개별 동작을 누가 구령을 붙여주면 자세 나오게 각 잡히게 잘 한다. 근데 그 순서를 못 외워. 남들 다 찔러 총~ 하는데 혼자서 막고 돌려쳐~ 하고 있고.

졸라 얻어 맞고 기합받고 해도 또 못 외워. 전체를 방과후에 붙잡아 놓고, 시험 봐서 외운 놈은 집에 보내주고, 못 외운 놈은 계속 연습하게 하는데, 해가 져서 깜깜해져도 못 외워. 전교에서 혼자 남는 상황까지 가 버리니까, 결국은 교련선생님도 포기하고 넌 총검술 하지 마라.. 그러면서 집에 보내주더라.

그건 그나마 약과였다.

나이가 들어 군대에를 갔는데, 훈련소에서 제식훈련 과정 중에 총검술이 또 있다. 씨바.. 나 이거 죽었다 깨나도 못 외우는데..

훈련소 소대장이 나랑 나이가 비슷한 소위 나부랭이 였는데, 어느날 나를 불러다가 진지하게 상담을 하더라.

너 향도(훈련병 중에 반장 같은거.)도 하고 이거저거 하는 거 보면 졸라 똑똑한 넘인데 왜 그그렇게 총검술을 못 외우냐.. 자세도 나쁘지도 않고.. 일부러 그러는 거 아냐?

사실 나도 답답했다. 내가 뭐 의식적으로 군사교육을 반대한다거나 했으면 차라리 사격훈련을 거부하지 뭐 찌질하게 총검술 16개 동작 순서를 못 외우는 척을 하는가 말이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것들은 그냥 보기만 하면 외운다.

독일어 부정관사도 다 외운다.

아인 아이네스 아이넴 아이넨 아이네 아이너 아이너 아이네 아인 아이네스 아이넴 아인.

정관사도 외운다.

데어 데스 뎀 덴 디 데어 데어 디 다스 데스 뎀 다스 디 데어 덴 디

릴케의 시 같은거 독어 원문으로 아직도 외운다.

Du bist wie eine Blume

so hold und schon und rein..

어.. 이 뒤는 뭐더라? 잊어 버렸다.

물리학 법칙 중에 외울만한게 뭐 있나.

특수상대론에 의한 길이 수축 공식은?

길이 엘투는은 엘원 루트 1 마이나스 c 제곱분의 v 제곱.

수학에서 나오는 근의 공식도 아직 외우고 있다.

2a 분에 -b 프라스 마이너스 루트 b 제곱 마이나스 4ac

내가 이거 외우는 거 보고 딸아이가 놀라더라. 아빠는 이거 배운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걸 외워?

루트2의 값은? 1.414213...

파이는? 3.14159265358979...

화학도 마찬가지다.

수헬리베붕 씨엔오에프 네나마알규 피에스염아칼카.. 주기율표 20번 까지다.

또 해볼까? 이거 은근히 재미있네..

크카나마알아철 수구수은백금, 이게 기억이 나다니. ㅎㅎㅎ 금속의 이온화 경향 순서다.

전기공학에서 숫자를 색으로 표현하는 칼라코드 순서도 기억이 난다.

흑갈적오노녹파보회흰 금은.

누구나 다 외우고 있는 조선왕조 임금 순서.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

근데 왜 그런 이상한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기억력이 제로로 떨어져 버리는 걸까?

전화번호 같은거야 예전 유선전화 시대에는 필요한 건 다 외웠다가 요즘 핸펀 시대가 오는 바람에 하나도 못 외우게 되고 말았지만, 그런 상황도 아니고 참 신기한 일이다.



이른바 "선택적 기억력 감퇴증" 뭐 이런 병이라도 걸린거 아닐까?


근데 글을 다 쓰고 다시 읽어보니, 내가 외우고 있는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난 천재였군.



외모


사실 사람의 외모라는게 그렇다.

어떤 사람은 보기만 해도 광채가 나는 게 낡은 작업복을 입고 있어도 화보사진 처럼 보이고, 어떤 사람은 깔쌈하게 빼 입어도 모내기 하다가 올라온 농부같은 느낌이 나오고..

그냥 외모 상관없이 한창때의 젊은 남녀는 인생의 최고 절정기를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줘서 그런지 어지간하면 다 예뻐 보인다.

문제는 40대를 넘어서 중년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

진짜 예전에는 그런거 잘 몰랐는데, 요즘 들어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그 사람의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잘 관리해서 피부도 좋고 몸매도 좋고 이런게 문제가 아니다. 그런 표피적인 것들 말고, 웃고 떠들 때의 표정, 다른 사람의 얘기를 귀기울여 들을 때의 표정 같은 것들 속에서 진짜 그 사람의 인생이 배어나오는 것 같다.

내 경우는 상당히 마른 체형을 가지고 젊은 날을 보냈던 케이스인데, 아버지쪽 보다 할머니쪽 피가 많이 섞인 듯한 느낌이다. 흔히 구분하는 걸로는 남방형 얼굴, 눈이 크고 쌍커풀 깊고 광대뼈가 별로 없고 턱이 큰 편이다.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아서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그리 멋진 몸은 아니다.

그래도 일단 눈 크고 쌍커풀이 있어서 기본을 먹어주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딸아이도 다행히 그 모양을 그대로 물려 받았다. 나중에 견적 싸게 먹힐 거 같아서 돈 번 느낌이다. ㅎㅎ

아버지는 반꼽슬 머리였는데 난 직모고, 격세유전으로 곱슬 머리는 딸아이한테 물려 내려갔다.

젊어서 마른 체형에 좀 지나치다 싶게 운동을 좋아해서 이것 저것 많이 해 봤고, 체력도 누구한테 어지간하면 안 밀린다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30대 중후반에 시련을 좀 겪으면서 운동을 멈추고 맨날 술만 퍼 먹었더니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서 완전 외모가 망가져 버렸다.

70키로 전후를 왔다갔다 하던 체중이 90키로에 육박하게 늘어버렸으니 말 다했지 뭐.

그런 상태로 나이가 들다 보니까 체력도 엉망이 되고 운동을 점점 더 못하게 되는 상황이 왔다. 뭐 조만간 고지혈증에 혈압에 막 문제가 될 거 같아서 죽기 싫어서 살을 빼게 된거다.

결국 젊어서는 그런데 뭐하러 가냐~ 노인네들이나 가는 거지~ 하면서 안하던 등산을 하게 되고, 그나마 효과를 봐서 일단은 다시 체중을 한 십키로 줄여놨다. 한 5키로만 더 줄이면 적당한 레벨이 될 거 같긴 한데..

이 모든 것은 서론이고 이제 본론을 말해야 한다.

내가 장동건을 닮았다고 주장하면 사람들은 모두 다 진짜 썩은 개그라고 생각하거나 터무니없는 자뻑이라고 생각을 한다. 근데 그거 진짜다.

살찌기 전에 진짜 나 장동건 닮았다는 소리 꽤 들었다. 그 때부터도 동년배 여성들 보다는 중년여성들에게 더 인기가 있던 스타일이었는데, 그 아줌마들이 그러더라. ㅎㅎㅎㅎ

근데 문제는..

살이 확 찌고 나서, 예전에 날씬했던 시절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될 일이 있었는데, 그 여성분이 날 보자마자..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면서 하신 말씀이 있다.

"아니, 왜 장동건이 백일섭이 됐어~~~ "

여기서 내가 느꼈던 좌절감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왕년의 액션스타 백일섭씨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기에 멈추기로 하자.

근데 백일섭씨 보고 뭐라 하지 말자. 그도 젊었을 때, 가죽잠바에 가죽장갑 끼고 날아다니던 액션스타였다.

.
.
.
.
.


글을 올리고 났더니 소시적 사진을 올려야 인정해 주겠다는 항의가 속출해서 과감하게 한장 투척.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시국-_-선언(엠티;;) 장소 공지

에...삼길포 주변은 숙박시설이 마땅치 않아,
왜목마을로 내멋데로 변경했음을 알려드린다-_-;
뭐 거기가 거기니까 불만들은 없을줄 안다.
불없으면 담배를 피지 말등가;

뭐 여튼 엄중한 시국선언을 하는데 있어 장소가 뭐가 중요하랴;;
술과 고기만 있으면 되지.ㅋ

장소는 왜목마을 라메르펜션텔 이다.
지도는---->http://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21331440

주인 아즈씨에게 물어본 결과,
자신을 통하면 좌대 낚시 만원 깍아서 2만원에 해준단다.
횟감 담당인 물뚝심송흉은 맘을 단디 무꼬 오셔셔,
부디 감성돔,참돔,광어,농어,우럭등을 마구 잡아 주기를 바란다.
제발 근처 횟집에서 회를 떠;오는 불상사는 없기를....아미-_-타불;

저녁에는 대충 삼겹살에 고기 궈먹고, 회먹고,(물뚝흉은 제외. 낚시해야 하니까)
술먹고 바다 구경하다가 아무데서나 널부러져서 잔후,
담날 아침에 깔끔하게 푸;라면으로 속을 달랜후 각자의 집으로 겨;돌아가는
아주 심플한 계획을 세웠다는거슬 알려드리면서 공지글을 마친다.

본인은 먼저가서 일용할 양식을 냉장고에 넣어놓을테니,
오시는 분 니들은 회비나 캐쉬;로 준비해서 오면 된다.
회비는 변경없이 3만원. 후후.
그럼 그날 봅세다~~굿굿~





2012년 6월 16일 토요일

쓰리랑부부



BGM정보: http://heartbrea.kr/3194800


점점 시간이 들어감에 따라 알게 되었어.

내가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좀 다르다는 거.....

하지만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나에게는 진짜 엄마 아빠인 걸.

울지않아......


비록 엄마는 일자 눈썹에 나같은 꼬리도 없고

아빠는 엄마한테 매일 혼나는 주정뱅이라도

괜찮아.



나에게는 진짜 엄마 아빠인 걸.



보고싶다......엄마......



아리랑


이석기가 아리랑을 애국가로 하고 싶은가 보다.

해서 이 대목에서 갑자기 튀어 나오는 아리랑 개그.

아리랑과 쓰리랑의 엄마는?

당연히 아라리다.

왜냐고?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낳네~ 


그래그래.. 여기까지는 다 안다 이거지?




그렇다면 아리랑과 쓰리랑의 아빠는?

아빠는 아리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낳네~

아라리가 아리하고 응응응을 해서 낳았다잖은가.


이것도 알고 있었다고?

그렇다면 진짜 모를 만한 얘기를 해 주겠다.

아리와 아라리가 응응응을 하는 사이라서 아리랑이 태어난 건 이해가 단다. 그러니 당연히 아리 아리랑.. 아리랑의 성이 아빠를 따라서 아리 잖은가.

그렇다면 도대체 쓰리 쓰리랑, 성이 쓰리인 쓰리랑의 아빠는 누구란 말인가.

도대체 아리와 아라리의 관계에 난데없이 끼어든 쓰리는 누구란 말인가?

이 출생의 비밀, 역사속의 삼각관계를 명쾌하게 밝히는 자에게는...




그믐달이 뜨는 밤중에 귀신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류관순 할머니가 돌아가신거야.




오오.. 신이시여.. 과연 이 썩개를 제가 쳤단 말입니까...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천재적인 장인의 솜씨


자기전에 침대에 누워 아이패드로 영화를 보는 버릇이 생겼다. 영화거나 미드거나..

이 때 참 좋은 앱이 "에어비디오"라는 게 있다. 피씨에 특정 폴더를 지정하고 영화 파일을 넣어 두면 와이파이를 통해 아이패드에서 골라 볼 수 있는 기능.. 어지간한 파일 포맷을 모두 피씨에서 실시간 인코딩을 해서 뿌려주는 서버 기능이 있어서, 아무 포맷의 영화도 다 플레이 가능하고 한글 자막 지원도 잘 된다.

물론 사전에 인코딩 해놓는 기능도 있어서 인코딩을 해 두면 더 빠르게 작동되고, 피씨에 부담도 안된다. 피씨에 부담이 가 봐야 어차피 잠들 시간이니 상관없을 수도..

하여간.

그렇게 해서 영화나 미드를 보는데.. 심각한 문제가 하나 생긴다. 자세가 문제가 된다.

제일 좋은건 편안하게 누운 자세에서 봤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아이패드를 들고 봐야 한다는 거. 팔이 졸라 아프다. 졸다가 떨어트리기라도 하면 자다가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옆에서 자는 사람 등짝에 기대 세워놓을 수도 없다. 옆으로 눕는 자세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아이패드를 거치할 수 있는 스탠드가 필요한 상황..

그래서 작업에 들어간다.


그 시작은 사실 이걸 발견하면서부터였다. 낚시대를 둘 곳이 없어서 거치하기 위해 준비했던 그것. 가게에 물건 전시할 때 쓰는 건데 격자형 철망에 저걸 곳곳에 꽂아서 거기에 물건을 걸어두는 그거다. 이름은 모른다.

그게 우연히 침대 옆 창틀에 꽂아 보니 딱 맞는 거다.

그러면 아이패드를 여기에다가 걸기만 하면 되겠군.


이것은 세탁소에서 흔히 주는 흰색 철사 옷걸이.

그걸 플라이어로 잡고 여기저기 휘어서 저런 형태로 만들었다.

옷걸이 머리 부분은 그대로 재활용된다. 이렇게...


여기에 아이패드를 장착한 모습.


이걸 가져다가 창틀에 꽂힌 검은 그 무엇에 걸어 본다.


침대에 편하게 누워서 바라보면 이렇게 보인다. 밤중에 찍을 걸 그랬다.


영화를 플레이 해 본다. 퍼펙트 스톰의 한 장면.


편한 자세로 누워 눈앞 70센티 정도에 영화 스크린이 대롱대롱 달려 있는 형상이다.

내가 원하는 스펙에 딱 맞는 아이패드 거치대가 비용 제로로 만들어졌다.

마눌님과 딸아이가 보더니 박장대소를 한다. 웃겨 죽겠단다. 뭐 편하면 장땡이지..



단점은.. 자세가 너무 편하다 보니 영화 틀어놓고 자세잡고 나면 거의 오분안에 잠이 든다는..

옆자리에 누운 사람이 시끄럽다고 항의하면 이어폰을 꽂고 들어도 좋다. 대사 많은 미드를 보다가 잠이 들게 되면 꿈속에서 대사가 막 들리고 심지어 대화를 하기도 한다. ㅋㅋㅋ

꿈속에서야 뭐 영어가 문제랴.. 라틴어도 할 줄 안다.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레시피


보내주신 편지에서 짐승의 고기를 전혀 먹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어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도라고 하겠습니까. 섬 안에 산개(山犬)가 천 마리 백 마리 뿐이 아닐 텐데, 제가 거기에 있었다면 5일에 한 마리씩 개를 삶는 일을 결코 빼먹지 않겠습니다. 섬 안에 활이나 총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물이나 덫을 설치할 수야 없겠습니까. 이곳에 있는 사람 하나는 개 잡는 기술이 뛰어납니다. 그 방법은 이렇습니다. 먹이통 하나를 만드는데 그 둘레는 개의 입이 들어갈 만하게 하고 깊이는 개의 머리가 빠질 만하게 만듭니다. 그 통 안의 사방 가장자리에는 두루 쇠낫을 꽂는데 그 모양이 송곳처럼 곧아야지 낚시바늘처럼 굽어서는 안 됩니다. 통의 맡비닥에는 뼈다귀를 묶어놓아도 되고 밥이나 죽 모두 미끼로 할 수 있습니다. 낫이 박힌 부분은 위로 가게 하고 날의 끝은 통의 아래에 있게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개가 미끼를 물고 나면 그 주둥이가 불룩하게 커져서 사면으로 찔리기 때문에 끝내는 머리를 빼지 못하고 공손히 엎드려 꼬리만 흔들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5일마다 한 마리를 삶으면 하루 이틀쯤이야 생선요리를 먹는다 해도 어찌 기운을 잃는 데까지야 이르겠습니까. 1년 366일에 52마리의 개를 삶으면 충분히 고기를 계속 먹을 수가 있습니다. 하늘이 흑산도를 선생의 탕목읍으로 만들어 주어 고기를 먹고 부귀를 누리게 했는데도 오히려 고달픔과 과로움을 스스로 택하시니, 역시 사정에 어두운 것이 아니겠습니까? 

들깨 한 말을 이 편에 부쳐 드리니 볶아서 가루로 만드십시오. 채소밭에 파가 있고 방에 식초가 있으면 이제 개를 잡을 차례입니다. 또 삶는 법을 말씀드리면, 우선 티끌이 묻지 않도록 달아매어 껍질을 벗기고 창자나 밥통은 씻어도 그 나머지는 절대 씻지 말고 곧장 가마솥 안에 넣어서 곧바로 맑은 물로 삶습니다. 그리고는 일단 꺼내 놓고 식초, 장, 기름, 파로 양념을 하여 더러는 다시 볶기도 하고 더러는 다시 삶기도 하는데 이렇게 해야 훌륭한 맛이 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박초정의 개고기 요리법입니다. 

-------------------------------------

이 내용은 흑산도로 유배간 정약전이 강진땅에 유배되어 있던 자기 동생 정약용에게 "섬에 들어온 뒤로 맨날 생선만 먹고 고기를 먹지 못해 죽을 것 같다" 라고 하소연하는 편지를 보내자, 정약용이 보내온 답장이 되겠다. 출처는 이태원씨가 쓴 <현산어보를 찾아서> 제2권 152p..

5일에 한마리씩 개를 삶아서 1년 366일 52마리의 개를 잡아 먹겠다는 웅대한 포부를 보여주는 정약용의 호연지기가 부러울 정도로 잘 묘사되어 있다. 씨바.. 대단햐~~~ 

하지만 애석한 것은 흑산도에는 실제로 개가 단 한마리도 없었다는 점이며, 정약전은 개고기를 먹을 수가 없었으니, 들깨 한 말은 어찌되었는지 궁금하다.

결국 정약전은 물고기에 잘 적응해서 해산물 만으로도 건강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개고기 삶는 법에 대한 설명 부분은 실제로 농촌에서 개를 잡아 먹을 때 하는 방법과 완전히 똑같으며, 그 방법을 만들어냈다고 인용되고 있는 박초정은 조선 후기 실학자중에서 북학파의 거두이며 밀양박씨였던 박제가이다. 그의 자가 초정.

정약용도 당시대의 네임드라서 그런지,네임드끼리 언급하며 편지를 쓴다. 줸-_-장..





보신탕 한 그릇 먹고 싶어지는데, 옆에서 탱구가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지켜보고 있어서 그러지도 못하겠고.. 아주 죽겠다. ㅎㅎㅎ




짧은 군대 얘기.



















오늘 논산에 일하로 갔다가 일부러 들른 논산훈련소 입소대대. 전에 내가 입대할 대략 20년 전하고는 많이 달라져서 전혀 다른 느낌이긴 한데 논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주는 그 아련함은 여전한 거 같음.

아...오늘 줌렌즈 안챙겨 간 게 정말 후회된 날. 단렌즈가지고 발줌으로 사진 찍으려고 하니 길가에 있어서 참 사진찍기 힘들어서 몇 장 못 건지고 대충 한 3~4방 후다닥 찍고 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쓸만한 사진이 없네. 줵일.

군대 얘기 나왔으니깐 군대에서 겪었던 얘기 하나.

끄뎅이흉은 군대 얘기 잼없어 하니깐 짧게 하겠슴.


울 부대에 밤에 근무서는 초소가 세군대 정도 있는데 북동쪽 초소가 졸 무서움. 울 부대가 벽제 공동묘지 근처임. 그 벽제 공동묘지가 사람들이 자주오는 곳 말고도 엄청나게 뒤로도 많은데 울 부대 근처에는 임자 없는 무덤 뭐 이런거 많았슴. 그래서 땅파다 보면 평묘로 쓰인 관도 많이 나오고 뭐 그럼.

그래서 이등병 쫄딱은 밤에 혼자 잘 안 내보냄. 가능하면 최소 상병정도 한 마리랑 같이 근무를 내보내는뎅 왜냐하면 이게 아무리 20대 초반 짱짱한 나이더라도 이게 진짜 좀 적응이 옆이 공동묘지고 밤에 비라도 부슬부슬 내리면 상병도 좀 으슬으슬하게 무섭고 이슬좀 내리면 도깨비불도 둥둥 떠다니고 뭐 그래서 이등병 애들 가끔 귀신보고 기절하곤 함.

내가 병장1호봉인가 상병말인가 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내가 그날 일직부사령 서고 있는데 부대에서 오발사고 나서 한 명 실려갔슴. 이게 군대 갔다온 사람은 알겠지만 군대에서 총맞으면 조땜. 완전 조땜. 죽지는 않았는데 지휘계통들은 완전 진급부터 줄주리 나가리임. 다행히 총맞은 일병놈 죽지는 않고 그냥 장좀 짤라내고 제대했씀.

그래서 부대장 졸라 빡쳐있는데 이게 그 즈음에 근무서다가 일병 한마리랑 이병 한마리가 같은 초소에서 연달아 정신이 나가버렸씀. 이게 졸라 웃긴게 사람 넋나간 거 본적 있으려나 모르겠는데 진짜 그 만화에서 넋나간거랑 비슷함ㅋㅋㅋ

근데 이놈들이 한 하루이틀 뒤에 정신 돌아온 후에 말하는데 본 귀신이 같은 거임.

얼굴이 반쪽 뿐이 없는 처녀-_-귀신;;;;;;

줵일. 그래서 그 뒤로 한 참동안 일병이하는 동틀무렵 근무랑 초저녁 근무만 서고 줵일 고참들이 졸라 빡센 새벽 2시 3시 이런 근무 섰씀.  난 원래 짬이 되서 외곽은 안나갔는데 뭐 나도 근무나가게 되었씀

하튼 그래서 부대가 뒤숭숭한데 어느날 부대장이 진급 앞두고 있던 놈이 었는데 갑자기 전 중대에 명령 하달.

울 부대 북동쪽 목책을 삥둘러서 소나무 진달래 잡나무 등등을 빽빽하게 심으라는 거임. 뜬금없이. 이유는 우리부대 복이-_-북동쪽으로 슬슬 새서 부대에 사고가 난다고 무당이-_-그랬다는 거임.

이게 진짜 믿기지 않겠지만 졸라 어이없이 무당 한마디에 졸라 우리 대대병력 모두 낮에 훈련도 않하고 한 일주일 동안 각각 흩어져서 산에 몰래 올라가서 나무를 뿌리채 뽑아서 -이거 걸리면 조땜. 절도임- 심는거임. 빽빽하게. 졸라 복이 못도망가게. 북쪽부터 동쪽까지. 졸라 빽빽하게. 그리고 졸라 매일 물도주고 졸라 가꿨씀.

근데...이게 세월이 지나는데...신기하게

그 애들 매일 기절하는 초소 그뒤로 북쪽부터 동쪽까지 심은 소나무 진달래 이런것들이 딱

그 초소 뒤로 약간 북쪽으로만

다...죽...었...슴.

2012년 6월 12일 화요일

육사출신


분명히 밝혀 두지만 이 글은 개인의 사소한 경험을 근거로 특정집단을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아주 공정하지 못한 쓰레기 글이다.

재미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마 재미도 없을 것이다. 화만 나겠지.

결국 육사출신들 욕한다는 핑계로 군대 얘기나 하려는 음험한 목적에 의해서 쓰여진 글이니까. 

--------------------------

난 현역을 나왔지만 행정병과에 근무를 했기 때문에 일반 보병들과는 좀 다른 경험을 많이 한 편이다. 그것도 말단부대 행정병도 아니고 사단 사령부에 근무를 해서 장교들을 아무래도 좀 많이 겪어 봤다. 그것도 아주 추잡한 모습들을 주로 보게 된다.

직책이 장교 인사 담당관을 보좌하는 장교계원이었거든. 인사철 되면 진짜 볼만하지.

상병넘어 병장쯤 되면 사단 인사처 장교계원은 내가 병사인지 장교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끗발이 올라간다. 인사고과에 해당되는 모든 장교들이 틈만나면 인사처 사무실에 기웃거리는데, 그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뭔가 들려 있거든.

인사처 처부 사무실 전설에 의하면 그들이 들고온 영비천을 만병 먹으면 제대한다는 얘기가 있다. 제대하기 전에 만병 먹으려면 하루에 열다섯병은 먹어야 되는데..

하여간 내 눈에 비친 육사출신들은 참 구차한 자존심에 목을 매는 한심한 인간들이었다. 뭐 솔직히 말해서 육사출신들이 조금 똑똑하긴 하다. 그래봤자 삼사에 비해 그런거지 일반인의 관점으로 보면 학군이나 학사출신들이 더 똑똑하다. 하긴.. 군바리 똑똑해봐야 민간인만큼 하겠는가..

먼저 얘기할 인간은 사단장. 그것도 오리지날 육사출신 엘리트 사단장. 복무기간 내내 세명의 사단장을 겪어 봤지만, 이 인간이 제일 황당하다.

부임하자마자 내린 첫 명령이 사단 사령부 영내에 눈이 한톨도 보이면 안된다.. 라는 거였다. 연병장 네개에 헬기장 세개, 사령부 처부 사무실에 본부대 내무반. 수송대 정비창, 경비소대 막사, 어지간한 대학 캠퍼스보다 넓은 사단 사령부, 그것도 산 기슭 중턱에 있어서 겨울만 되면 눈이 똥 쌓이듯이 쌓이는 사단 사령부 영내에 눈이 안 보이게 하라고?

본부대, 경비소대, 수송대, 다 합쳐서 이백명도 안되는 병사들 가지고? 미친거 아냐?

바로 전에 있던 사단장이

"겨울에는 눈이 좀 쌓여 있어야 겨울이지, 길만 치우고 연병장은 애들 축구하게 한개만 치워."

이러던 위대한 장군이라서 그랬는지 더욱 끔찍했다. 그 이후로 눈이 내리면 새벽 한시고 두시고 몽땅 뛰어나와 쏟아지는 눈 맞으면서 밤새 눈을 치워야 했다. 그걸로도 모자라서 통신대대 수색대대 공병대대 다 불러다가 아침에 사단장이 관사에서 나오기 전까지 영내 눈 전멸작전을 수행해야 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고도 눈 제대로 못 치웠다고 인사참모는 매번 눈 올때마다 쪼인트를 까여야 됐다. 육군중령이...

그 와중에도 깨알같이 삼사출신 인사참모만 졸라 까이고, 육사출신 작전참모는 같이 술 먹으러 다니더라.

뭐 그런게 군인정신의 발로라고 주장한다면 이해해주지 못할 바는 없다. 그런데 그런 완벽한 군인정신을 가진 인간이 바빠 죽겠는 사단 본부 병사들을 동원해서 지 정력에 좋다고 강원도 산골짝을 헤매면서 "삼지구엽초"를 캐러 다니라고 시키는 건 뭔가? 그것도 군인정신?

철 되면 뒷산에 우거진 잣나무 숲을 털어서 그 끈적거리는 거 손에 다 묻히고 자연산 잣을 이따시만한 통에 가득 채워 상납해야 되고, 김장철 되면 참모들 사모들을 몽땅 불러다가 지네 집 김장 담그라고 시키고 자기는 부부동반해서 서울로 뮤지컬 보러 가고.

그러면서도 삼사출신 참모들 사모는 식모 부리듯이 부리면서, 서울로 뮤지컬 보러 갈 땐, 육사출신 사모들 몽땅 대동하고 간다. 이게 군인정신인가 육사정신인가.

그런걸 보면서, 씨바 나라면 당장 이혼하등가, 아니면 남편 군생활 때려치라고 하겠다는 맘이 들다가도, 저러지 않고서야 어디 삼사출신이 말똥 두개 달고 전방사단 참모까지 했겠나 싶어 맘이 짠해졌던 기억이 난다.

-------------------------

장군만 그런가?

내가 인사처 처부 고참될 때 쯤 들어온 육사출신 인사참모.

이 인간은 키도 조막만한게 잔망스럽게 생겨가지고 지가 무슨 훤칠한 미남 장교라도 되는 양 가오는 졸라 잡는다. 한참 혹한기 훈련이라고 산속에 숙영지 만들고 연대 훈련 감독하고 있는 와중에 새벽 한시에 등장해서 한다는 소리가...

"난 야전 체질인가봐. 훈련만 나오면 라면이 먹고 싶다니까. 허허허~ "

훈련시 야간 취식은 영창감이다. 물론 우리도 몰래 먹는다. 아니 몰래 먹으라고, 연대장들이 드리쿼터에 트레일러 달고 만두에 치킨에 김밥에 라면에 심지어 경월소주까지 바리바리 싸다가 들이밀어 준다. 나 그런거 받아 먹고 군생활했다. 사단 인사처에서 작성하는 훈련평가 점수 하나에 연대장들 인사고과가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뭐.

그런데 참모라는 자가 한밤중에 근무처에 와서 시린 손 비비면서 훈련일지 쓰고 있는 처부 병사에게 라면을 가져오라고 시키는 거다. 그게 야전체질?

그래서 입이 이만큼 나왔지만 참고 비장의 신라면 컵라면에 끓는 물 부어다 갖다 주니까 한다는 소리가..

"아니, 이거 말고, 끓인 라면. 난 컵라면은 종이냄새 나서 못 먹어."

대단한 야전체질 장교 나셨다.

간혹 병사들 텐트에 인사장교 대위 나부랭들이 들어와서 병사들 라면 끓여 먹는데 끼기도 한다. 솔직히 인사처 병사들 사망자(물론 훈련이니까 가상 상황이다.) 보고 받느라 자리를못 비워 배식타임 놓쳐서 밥도 제 때 못 먹는다. 그래서 겨우 오밤중에 모여 장교들 눈 피해서슬금슬금 라면으로 배채우고 그러는데 거기 눈치없이 장교가 끼어서, 어이, 나도 한그릇 줘봐~ 이러면 무개념 장교로 찍히는 거다. 그걸 아니까, 그런 자리 낄 때면 대위라 해도 어이~ 박병장, 졸라 미안한데, 나도 한 입만 줘봐. 추워서 그래..추워서.. 이러면서 비실비실 웃으면서 끼는 거다. 지들은 때 되면 장교식당차에서 부페로 밥 먹거든.

그런 상황에 참모라는 자가 나서서 일하는 병사에게 야전 숙영지에서 혹한기 훈련 하는 와중에 김이 모락모락 나고 쫀득쫀득한 면발을 자랑하는 끓인 라면을 가져오라는 거다.

씨바, 써놓고 보니 별거 아닌 거 같다. 하지만 당시에는 눈에서 불똥이 튀는 경험이었다.

끓여다 줬지 뭐. 힘있나. 계급이 깡패고 보직이 깡패인 세상인데.

맛 없다고 국물만 조금 마시더니 반넘게 남겨 놓고 나가 버린다. 치운답시고 라면이 반넘게 남아 있는 식판 들고 나가 텐트 뒤에 있는 소나무에 내리쳐서 뽀개 버렸다.

그 참모가 인사를 하는 과정을 보면 대략 이렇다. 장교의 신상명세와 경력이 다 적혀 있는 장교자력표를 분류하는데 일단은 육사출신들 것만 별도로 뽑아오라고 시킨다. 그거 보면서 고민 졸라 한다. 전화도 졸라 한다.

"야, 내가 니 사정 잘 아는데, 너 이번엔 거기 못가. 내가 아무리 선배로 널 챙겨주려 해도, 너 지난번에 사고 친것도 있고.. 이번엔 니가 참아라. "

사고는 개뿔, 더 심한 사고 친넘도 A급보직으로 발령 냈잖냐. 니가 말한 그 사고가 지난번 니가 모은 술자리에서 제일 싸구려선물에 제일 얄팍한 봉투 가져온 사고를 말하는 거냐?

그렇게 치고박고 고민하면서 일단 육사출신들 대상자로 모든 인사작업을 마무리 한다. 그리고 나머지 장교 자력표는 그냥 대충 가져다가 쌓아 놓고, 육사출신들 다 배치하고 남은 찌그레기 자리에 그냥 랜덤하게 가져다 꽂는다. 이게 육사 출신의 인사업무 처리하는 법이다.

거기다가 소령 보좌관이,

"참모님, 얜 비록 삼사출신이지만 지난번에 사단장님이 신경좀 쓰라고한 자원입니다. "

그러면,

"뭐? 이 새끼가 육사도 못 나온게 사단장한테 다이렉트로 짜웅을 했어? 개새끼~ 나중에 나 한테 한번 오라 그래. "

이러면서 마지못해 욕 안먹을 자리에다가 꽂아 준다.

------------------------

사단 사령부 내에서조차 그 차별은 완전 넘사벽이다. 그 상황을 진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화가 또 있는데..

잘나가는 육사출신 대위 하나가 감찰참모 밑에 감찰 장교로 보직을 받아 전입했다. 오자마자 인사처에 오더니, 최고참 인사장교 대위한테 말 까면서 자기 장교 자력표 관리좀 잘 하라고.. 그 인사장교가 삼사출신이었거든.

대위라고 다 같은 대위가 아니다. 중대장 보직을 18개월씩 나눠서 두번을 하게 되어 있는데 그 중간에 참모장교 보직을 1년 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1차중대장 하기 전에 참모 하는 대위, 1차 중대장 마치고 참모장교 하는 대위, 2차까지 마치고 참모하는 대위, 이들간의 격차는 위관과 영관의 차이 만큼이나 크다. 중대장도 하기 전에 참모부터 하는 넘은 중위 취급 받는다.

감찰부에 온 대위는 1차도 하기전에 참모 때우러 온 넘이었고, 인사처 인사장교는 그 빡세다는 수색대대에서 2차까지 마치고 참모장교 하러 온 왕고참.

나이로 보나 보직으로 보나 인품으로 보나 하늘과 땅차이인 그 둘의 차이는 각자의 출신이 육사와 삼사라는 넘사벽으로 분리되는 순간 모든 격차가 무시된다.

하늘같은 고참 대위에게 반말로, 어이~ 내 자력표 도착했지? 그거 잘 관리해야 될거야. 하면서 킥킥 거리는 그 새파란 쪼가리를 보고 우리의 인사장교 송대위는 입만 벌리고 있을 뿐이다.

옆에서 선임하사가 나한테 속삭인다.

"씨바.. 너 오늘 송대위 잘좀 해줘라. 사고치겠다. "

 결국 송대위가 슬그머니 일어서더니 감찰장교를 데리고 나간다. 뭐하나 봤더니 통사정을 하고 있다.

"이대위, 내가 이대위 훌륭한 자원이라는 거 잘 아는데, 그래도 애들 다 보고 있고 선임하사들도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행동하면 안되잖아. 여긴 군대라고.. "

이러고 있다. 마지못해 네~ 네~ 그러던 감찰장교.. 송대위가 돌아서자 마자 마치 들으라는 듯이 한마디 한다.

"거 삼사 새끼가 말 졸라많네. "

결국 폭발한 송대위, 개새끼 소새끼 씨박새끼를 외치면서 한따까리를 하려는 찰라, 보좌관이 등장한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우리의 다혈질 보좌관 김소령은 이단 날라차기 한방으로 감찰장교를 의무대로 보냈어야 정상인데, 그날은 정 반대다.

"인사장교의 의무가 뭐야? 새로 부임한 장교들이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거 아닌가? 왜 신입장교를 오자마자 불러다가 군기를 잡아? 송대위 니가 지금 고참이라고 유세 떠는 거야? 이 새끼, 안되겠네.. "

사실 보좌관도 삼사 출신이다.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행동을 해야 된다. 그게 송대위를 안다치게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니까 말이다.

이 둘, 보좌관하고 송대위, 그날밤 시내에 나가서 찐하게 한잔 했을거다. 어쩌면 소줏잔 따라놓고 찔찔 거리고 울 수도 있다. 육군소령과 육군대위가 말이다. 그게 군대고, 그게 육사와 삼사의 차이다. 군인은 뭐 다 똑같은 군바리인가? 군바리 세계에도 귀족이 있고 천민이 있다. 병사들은? 노예도 못되는 소모품이지 뭐. ㅎㅎ

그래도 병사들은 시간만 흐르면 일반인으로 트랜스폼하는 애벌레라고나 할까..

----------------

육사출신 대위 하나가 처부병사를 하나 작살을 냈다.

물론 병사도 잘못이 좀 있긴 했는데,충분히 말로 끝낼 수 있는 상황이었고, 말로 끝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그걸 가지고, 덩치도 작은 애를 멱살을 잡아 패대기를 쳤는데, 넘어지면서 뒤통수를 담벼락에 들이받아 머리가 깨졌다.

제때 후송해서 치료했으면 괜찮았을 것을, 머리좀 터진다고 안 죽는다면서 피 철철 흘리는 넘을 세워놓고 또 한참을 쥐어 잡았다.

그러다가 애가 막 정신을 잃고 쓰러지니까 놀래서 의무대를 불렀는데, 사태가 심상치 않아서 군단 헬기 불러서 원주로 후송을 했다.

진단결과는 중증의 뇌진탕인데 뇌혈관이 몇개 터져서 긴급 수술 받고 생명은 건졌지만, 후유증이 좀 남을 거라는 상태.

이거 가족들이 오면 난리 난다. 안그래도 한참 구타금지가 국방부 장관명으로 전군에 전파되고, 일벌백계 하겠다고 설치면서 그 흔한 얼차려도 제대로 못하게 하던 삼엄한 시절에 육군 대위가 육군 일병을 때려 중상에 빠트린 사건이 벌어진거다.

어떻게 해결되었을까?

병사가 축구하다가 골대에 부딪혀서 머리 터진걸로 해결되었다. 가족들에게는 육군 병원에서 완치시까지 치료해 주기로 하고 삼백만원인가 위로금이 전달되었다. 이 돈은 사단내 육사 동기회가 지급했다.

사건을 일으킨 대위가 육사출신 잘나가는 넘이었던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인사처 사무실에 앉아서 타이핑을 하는데 머리속이 막 하얘진다.

이게 그래도 끝발있다는 사단 사령부 처부 병사였으니 이 정도지, 말단 보병소대 소총수였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자살로 처리할 수도 있었고, 사고로 처리했어도 위로금 따위도 없었을 거다.

이거 삼사출신이었다면 이렇게 처리 안된다. 즉각 군사재판 열리고 최소 육개월 깜빵이고 군생활 끝난다. 자기 처부 병사도 아닌 남의 처부 병사를, 그것도 휴일날, 강제로 불러다가 일 시키다가 사소한 잘못 하나 했다고 패대기를 쳐서 애 머리를 깨트려?

이들에게는 룰이고 뭐고 없다.군대, 그러니까 대한민국 육군은 자기들 꺼고, 자기들 입신 출세하는 조직에 불과한거다. 자기들은 나중에 순조롭게 별 달고 이 조직을 이끌 사람들이고, 군대는 딱 두가지로 분류된다. 자기들의 출세에 도움이 되는 넘들과 자기들의 출세를 방해하는 넘들. 도움이 되는 넘들에게는 무한의 연대를, 방해가 되는 넘들은 어떻게 해서든 옷을 벗겨 버려야 되는..

수색대 애들 이끌고 스테로이드 먹어가면서 살벌한 훈련을 소화해내는 성실한 장교들이 있는가 하면, 내 뒤에 별이 열일곱개야~ 라고 개소리 해가며 훈련나가서 양주파티 벌이는 놈들도 있다.

그건 모든 조직이 마찬가지 아니냐고? 아니다. 대한민국 육군은 계급제 조직이 아니라 신분제 조직이라니까..

육사 출신들을 제외하고서는 무서워서 나쁜 짓 자체를 못한다. 육사애들이 노려보고 있거든. 지들은 오만짓을 다 하면서도 다른 장교들이 뭔가 하나 티끌만한 실수를 하면 바로 아웃시켜버리는 놈들이 걔들이거든.

이 구조를 내비두고서는 대한민국 육군은 나아질 방법이 없다.

유일한 해결책은 바로 이거다.

야전 지휘관 숫자를 대폭 축소 시켜 버리고, 군무원 준사관 하사관들을 대거 확대. 병사들은 모병제로 전환해서, 전체 사단 수도 확 줄여 버리고, 군대 자체를 첨단 장비를 다루는 전문가 집단으로 바꿔 버리는 거.

21세기 군대에서 병사들 식비 부식비 의류비 주거비가 군대 유지비용을 제일 많이 잡아 먹는다는게 말이나 되나 말이다.

현역 병사 숫자는 1/3만 있어도 된다. 유사시 동원체제만 갖춰 놓으면 되는 거거든. 그렇게 병사 숫자를 줄이면 사단 숫자도 줄고 불필요한 지휘관 숫자도 줄고, 장교들은 학군중심으로 전문 기술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들로 채워 놓으면 된다.

이거.. 백날 떠들어 봐야 뭐하나. 이미 국방연구소에서 이십년전부터 군현대화 시나리오 다 작성해 놨는데, 육사출신 똥별들이 거부해서 썩고 있는걸.

하여간에 이 새끼들은 진짜 답이 없는 애들이다.

그렇게 멀쩡하고 품질좋고 국가를 위해 한몸을 바치겠다고 충성심에 들떠 육사를 지원한 생도 후보생들을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빠른 시간내에 다 쓰레기로 변신시키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무슨 특별 훈련이라도 시키나?


















2012년 6월 11일 월요일

홍길동전


이거.. 졸라 재미있는데 듣는 사람들마다 욕을 하긴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

홍길동이 마음을 먹고 아부지 홍판서가 있는 사랑채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애처롭게 외친다.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홍판서가 그날 따라 만사가 귀찮았던지, 바로 허락을 한다.

"오늘부터 호부호형을 허하노라~ "

문제는 홍길동이 도술 연습에만 몰두한 나머지 한자 공부를 안했다는 점. 호부호형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를 못한다.

잠시 무슨 말인가 고민을 하다가 다시 외친다.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황당해진 홍판서..

"호부 호형을 허한다니깐두루~ "

홍길동은 멀뚱멀뚱 하다가 다시 외친다.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서너번을 이렇게 반복하자 드디어 우리의 다혈질 홍판서, 열이 머리 끝까지 받아서 벽에 걸려 있던 장검을 내려, 홍길동을 단칼에 베어 버렸다. 하지만 우리의 홍길동이 누군가. 도술을 익혀 십이갑자의 분신술에 능한 몸. 허리를 베어 버려 두동강을 내버렸더니, 키가 반쪽이 된 두명의 홍길동으로 나뉘어져 버렸다.

두명의 홍길동이 엎드려서 듀엣으로 외친다.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홍판서, 황당해진 나머지 유성호접검 초식을 이용해서 두명의 홍길동을 다 베어버렸더니, 이제 마당에는 1/4 사이즈의 홍길동이 네명이 엎드려 있다.

네명의 홍길동이 콰르텟을 구성해서 외친다.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홍판서의 검이 독고구검의 초식을 시전하자 마당에는 8명의 홍길동이 엎드려 있고, 그들이 합창하기를..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홍판서의 검이 다시금 발도제 켄신의 속도로 난무하자 마당에는 16명이..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홍판서.. 칼.. 32명의 홍길동..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홍.칼.64명.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128명, 256명, 512명, 1024명, 2048명, 4K명, 8K명.. 등등등..

마당에는 콩알만한 홍길동이 바글바글 깔려서 모기소리로 합창을 한다.

"소자, 서자로 태어나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못하옵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노니... "

이에 더 이상 칼로 썰기 어려워지자, 홍판서, 곳간에 가서 맷돌을 가져다가 마당에 그득한 콩알 홍길동을 모두 쓸어 담아 드륵드륵 갈아 버린 뒤, 그 가루를 물에 반죽해서 가마솥 뚜껑 뒤집어 놓고 돼지기름 두른 후 전을 부쳐 버린다.

이게 바로 홍길동전의 유래다.



'까무러칠만한 이야기'에 대하여

북한이 말하길
'정몽준/김문수/박근혜가 북한에 와서 한 말을 공개하면 온 남조선 사람들이 까무러칠것'
이라고 했다고 한다.

북한.
여러모로 상당히 어이없는 나라.
딱하나 인정해줄건 외교능력.
지난 수십년간의 proven track record. 국제외교 능력으로 볼 때
그냥하는 말이 아니라 빼도박도 못할 증거를 가지고서 하는 말이라고 하는 믿음;;이 생긴다.
북한이 지네 내부적으론 수많은 헛소리를 하지만
대외적으로 하는 발언은 뭔가 진짜인거 같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면모가 있으니.

그래서 나는 저 말이 뻥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공개를 안할 것이다.
역시 나처럼 뻥카가 아님을 알아본 당사자들이
'내가 거기가서 무슨말을 했더라...'
라는 걸 복기해보고
뜨끔 한 나머지
쟤들이 원하는 것을 퍼주고 나면
약속대로 입을 다물어주는
그런 시나리오가 이미 짜여진 상태인 것이다.

외교관 되고싶으면 대학교에서 외교학과를 전공한다지.
교환학생 제도를 좀 확장해서 북한이랑도 학문적인 교류를 하자.
우리는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중에 좀 뽑아서 보내고
쟤네는 뭐 IT 같은거 좀 배워가라 그러고
그랬음 좋겠다.

끗.

전두환 사열


분열이 뭐고 사열이 뭐야? 이 어휘들의 뜻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

사람들이 말야, 참 군대에서 쓰는 말의 뜻을 몰라요.

심지어 군인들도 몰라. 한기호도 모르잖아. ㅎㅎㅎ

정확한 뜻을 알려주께. 졸라 헷갈리더라도 참고 잘 들어봐.

사열은 일종의 검사를 하는거야. 군대에서 쓰는 말인데 내무사열, 관병사열, 뭐 이런말 기억 나잖아. 병사들의 준비상태를 지휘관이 검열 하는 거라고.

사열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

그 중에서 제일 유명한게, 병사들을 연병장에 줄을 딱 맞춰 세워놓고 군악대가 음악을 연주하면서 지휘관하고 중요한 손님(외국의 원수나 다른 부대의 장, 뭐 이런 VIP들 말야.)이 그 앞을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훑어 보는거야. 경례도 받고 말야.

그리고 또 다른 방식의 사열이 있지.

지휘관하고 중요한 손님들이 한자리에 서 있고, 병사들이 그 앞을 행진하면서 경례하는 거 있잖아. 이게 분열, 분열행진, 열병행진, 이렇게 불리우는 거라고. 보통 분열이라고 하지. 사실 분열이나 열병이나 뜻은 비슷해. 부대별로 나뉘어서 줄지어 있는 걸 분열이라고도 하고 열병이라고도 하고, 그 상태로 행진하는게 분열행진, 열병행진 이렇게 부르는 거지.


<뭐니뭐니 해도 세계최강의 분열행진이라면 북한군이 역시.. >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하자면 분열하고 사열은 서로 상충되는 의미가 아니야.

사열의 방식 중에, 지휘관이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 병사들이 움직이는 경우도 있는데, 그 중에서 병사들이 움직이는 것을 분열행진, 그냥 줄여서 분열이라고 부르게 되는 거지.

그러니까 언론에서 "전두환이 육사에 가서 사열을 받았다" 라고 표현한건 앞뒤가 틀린 표현이야. "전두환이 육사에 가서 사열을 했다" 거나, "육사생도들이 전두환 등에게 사열을 받았다" 라고 표현을 해야 맞는 거야.

전두환이 뭐 애들인가? 육사생도들한테 준비상태를 점검 받게? 점검을 하는거지.

그리고 이걸 가지고, 그건 사열이 아니고 분열이라고 주장한 한기호는 육사 나온거 맞아? 나왔으면 아마 기억력이 졸라 구려서 다 까먹었거나, 맨날 땡땡이 친게 거의 확실하지 뭐.

한기호의 인터뷰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166156

뭐 굳이 우호적으로 보자면, 그날 한 행사는 전두환과 기타 손님들에게 육사 생도들이 분열을 통한 사열을 받았다.. 는 식으로 표현 할 수는 있겠지.

오늘의 교훈은.. 말을 좀 똑바로 쓰자 라는 거야. 말의 의미를 비꼬는 것은 썩개인들의 고유한 권한이지 하찮은 언론인이나 정치인 따위들이 그런 짓 하면 안되는 거잖아.




오늘의 썩개 : 열병에 걸려 멘탈이 분열되는 바람에 정신이 사열로 갈라졌다.





2012년 6월 10일 일요일

6.10 기념 왕년 스토리


이런 얘기하면 왕년에 내가 뭐~ 이런 소리 하는 거 같아서 잘 안하려고 했었지만, 이제는 뭐 이런 얘기도 그냥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온.. 왔나? 아닌가?

하여간 그래서 87년도 6월 어느날의 얘기를 읊어 보기로 한다.

위트업쓰에 올릴까 내 블로그에 올릴까 하다가 그냥 양쪽 동시 개봉으로. ㅎㅎㅎ

-------------------------

1987년 6월 0일 날씨 맑음.

무척 긴 하루였다.

여느날과 별로 다를 바가 없이 날은 초여름의 맑은 하늘이었지만 동기들의 마음속에는 분노만 가득한게, 숨쉬는 대기 속에서도 분노가 맺혀있는 그런 느낌의 날이었다.

아침에 들린 학회실에는 벌써 친구들의 가방이 수두룩했고, 칠판에는 남겨놓은 이름만 그득히 적혀 있었다.

- 오늘은 어디냐?

- 뭐 여기저기 많아. 넌 어디로 가냐?

- 오늘은 글쎄.. 명동이나 한번 나가볼까. 솔직히 난 이런다고 뭐가 바뀔지 모르겠다. 그래도 앉아 있을 수는 없으니까 나가서 구경이나 하지 뭐.

- 넌 그게 문제라고. 맨날 꼬박꼬박 쫓아다니는 넘이 맨날 말은 아무 흥미없다는 듯이.. 그러니까 애들이 널 싫어하지.

- 내비둬라. 그렇게 살다 죽게.

나름대로 날씨 좋다고 흰색 남방에 면바지로 깨끗하게 차려입고 나왔으니, 그 난장판에 끼어서 옷이라도 버릴까 싶어 그냥 심심한 넘 하나 꼬셔서 어디 당구장 가서 하루 죽때릴까 싶기도 했지만, 강의도 몽땅 중단된 마당에 놀고 있자니 맘도 안 편하고 해서 학교앞에 나아가 버스타고 명동 거리로 나가봤다.

물론 습관적으로 가방은 학회실에 던져두고, 내 이름 역시 칠판 한 귀퉁이에 남겨 뒀다.

뭐 별일이야 있으려고..

-------------

시간이 좀 일렀는지 명동 거리는 별일 없었다. 인도가 조금 북적거리긴 했고, 요소요소마다 전경들이 삼엄하게 깔려 있는 거 말고는 평일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대도시의 번화가.

잠시 어슬렁 거리고 있자니 심심하기도 하고, 누군가 아는 넘하고 같이 올걸 그랬다 싶기도 해서 여기저기 아는 얼굴이 있나 하고 찾아보기 시작하려던 찰나, 드디어 시작이 왔다.

한번쯤 얼굴을 봤음직한 학생 하나가 하늘로 주먹을 치켜 올리며 "독재 타도 호헌 철폐"를 외치기 시작한다. 여느때와 다른 것은 보행로를 가득 메우고 있던 아저씨들이 일제히 호응을 보이며 같이 외쳐주고 있다는 거.

사실 그런 광경은 언제나 봐도 콧등이 시큰한 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아닌가 모르겠다. 저봐, 어른들이, 사회인들이 우리가 하는 일에 동의를 해 주고 있잖아. 전두환이 나쁜놈 맞다고 같이 외쳐주는 거잖아.

함성이 조금씩 힘을 얻음과 동시에 한곳에 몰려 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차도로 뛰어 들었다. 순간 차도는 막혀 버리고 차들은 어렵게 유턴을 해서 빠져 나가거나 옆 골목으로 스며들어가면서 그 넓은 대로에 공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그 공간은 대부분 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채워나가고 있었고.

최전선에는 각진 얼굴과 쉰 목소리의 특유의 전문 운동권 친구들이라고 누구나 알아 볼 수 있는 한 무리가 자리를 잡고 앉아 버렸고, 일제히 구호를 선창하고 있었다. 그 뒤로 수도없이 늘어선 학생들이 선창하는 구호에 맞춰 주먹을 치켜 올리고 있었고,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인도에 늘어선 직장인들이 넥타이를 휘날리며 같이 목소리를 맞춰주고 있었다.

저 아저씨들은 오늘 일을 작파하고 나온 거 같은데 저러다가 짤리는 거 아닐까 몰라~ 하는 내 코가 석자인데 남 걱정하기 신공을 휘날리며 슬슬 나도 대열의 맨 뒷편에 가서 자리잡고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울 엄마가 언제나 말씀하시길, 앞에 나서지 말라고 했거든.

대열의 앞뒤는 무장한 전경들이 가로막고 있었고 더 이상 공간이 늘어나지 않도록 애를 쓰고 있었지만 시위대는 점점 늘어만 갔고 대열은 점점 더 길어지기만 했다. 거기에 비례해 목소리는 점점 더 도심을 울리고 있었고, 빌딩 벽에 반사되어 메아리까지 치기 시작할 정도였다.

내무부장관 명의로 더 이상 시위 진압에 최루탄을 쓰지 않겠다는 공표가 바로 어제 나와서인지 사람들은 점점 더 대담해지기 시작했고, 오히려 그들을 막아서려는 경찰들이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대열이 맨 앞에서부터 갑자기 일어서기 시작했고 통일된 구호가 아닌 아우성에 가까운 잡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튕겨 일어나서 무슨 일인가 보려고 하던 차에, 사람들이 갑자기 돌아서면서 뒤로 밀려 오는게 아닌가.

얼레.

나도 황급히 뒤로 돌아서서 밀려오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주려는데, 대열의 뒤를 막고 있던 경찰들이 갑자기 무릎을 꿇고 방독면을 꺼내 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 씨바.. 이 새끼들 최루탄 안 쏜다더니..

최루탄을 장착해서 쏘는 총들을 안들고 있다고 해서 안심을 했던게 불찰이라면 불찰일까, 갑자기 옆구리에 찬 가방에서 새까만 사과탄들을 막 꺼내더니 던지기 시작한다.

총에 끼워 발사하는 SY-44와는 달리 사과탄 역시 터지는 순간의 폭발력이 위험하기 때문에 최대한 공중으로 높이 던져서 허공에서 터지면서 흰색 최루 분말이 퍼지도록 해야 하는게 기본이다.

그런데 그걸 밀집한 군중 속에다가 마치 배구공 토스하듯이 막 슬쩍 슬쩍 던져 넣는 것이다. 저러다가 눈에라도 맞으면 실명하는데..

멀리서 날아오늘 Sy-44 탄이야 눈으로 보고 피하기라도 하지, 군중속에 파묻혀서 옆으로 한걸음 가기도 힘든 상황에서 도대체 어쩌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거기다가 겁도 많고 소심해서 대열의 맨 앞으로도 못가고 뒷쪽에서 얼쩡거리던 내가 졸지에 대열이 180도 뒤로 돌아를 시행하면서 얼결에 최선두가 되어 버렸고 그 앞에서 가방에서 사과 꺼내 던지듯이 마구 집어 던지는 사과탄을 피할 도리는 애초에 없던 거다.

완전 망했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하고 어디를 헤치고 도망가야 하나를 살펴보는데, 갑자기 바로 머리 위로 깜장 사과가 한개 날아온다.

앗, 씨발~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팔을 들어 머리를 보호하는 순간 빵~ 하고 사과탄이 터지면서 온 몸에 하얀 가루를 뒤집어 썼다. 숨이 컥 막혀 오는 것을 참고 튀어 나가 전경 두어명을 확 밀쳐 버리고 옆 골목으로 튀어 달아났다. 그러는 내 뒤로 줄지어 도망오는 수많은 학생 시민들..

한참을 골목으로 달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헐떡거리면서 내 어깨를 친다.

누군가 하고 돌아보니, 어떤 여학생 하나가 아무 말 없이 나한테 휴대용 티슈를 하나 내민다. 뭔가 하고 받아 들었더니, 그 여학생은 벌써 도망가 버리고 나만 어영부영 하면서 서 있는데, 도대체 이 티슈를 왜 날 준건가 하고 내 몸을 살펴 봤더니 오른쪽 옆구리부터 허리 아래까지 옷이 온통 피투성이다.

아픈 것도 모르고 잘 도망치다가 피칠갑이 되어 있는 내 몸을 발견하니까 도대체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겠는데, 온 몸이 다 아프다. 나 죽는 건가..

결국 저 멀리서 백골단 애들이 쫓아오는데, 더 이상 도망도 못 가겠어서 어딘가에 숨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두리번 거리는 데, 골목길에 있던 다방 하나가 막 철제 셔터를 내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염치 불구하고 내리는 셔터를 막고 셔터 안으로 굴러 들어가 본다.

어두컴컴한 실내에 몇몇 사람들이 앉아서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내가 뛰어 들어가니까 내 몸에서 날리는 가루 때문에 사람들이 기침을 시작한다. 난 뭐 이젠 무감각할 수준인데..

눈물 콧물 질질 짜면서 두리번 거리고 있었더니, 여종업원이 다가오다가 내 옷에 묻은 피를 보고 비명을 지른다. 씨바..어쩌라고..

저쪽 구석에 앉아 있던 어쩐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더니, 나한테 다가와서 내 팔을 붙들고 이리저리 둘러 보더니, 나를 자기 자리로 끌고 간다. 그러면서 주인한테, 여기 구급약 같은거 있으면 좀 가지고 오고, 물수건도 좀 가지고 오라고 시킨다.

비명을 지르던 여종업원이 하얀 약통하고 물수건을 들고 오고, 아저씨는 내 팔을 이리저리 보고 피묻은 웃도리를 들쳐 보고 하더니 피식 웃는다.

- 뭐 크게 다친 줄 알았더니 팔만 다쳤네. 근데 왜 이렇게 피가 많이 나.

- 사과탄을 맞은거 같아요.

- 사과탄이 이렇게 쎈가?

- 바로 머리위에서 터졌거든요.

- 그걸 팔로 막았고?

- 그런거 같은데요.

- 머리 안 터진게 다행이다 야.

그러면서 대충 물 부어가며 팔에 피를 닦아 내고 보니, 오른팔꿈치에 빵꾸가 뽕뽕 뚫려 있고 거기서 아직도 피가 흘러 나오고 있다. 사과탄이 바로 머리 위에서 터지고 그걸 피하겠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오른팔로 머리를 감쌌더니 사과탄 파편이 몇개 팔꿈치에 박혀 버린 거다. 거기서 흘러내린 피가 아무 생각없이 달리던 상태에서 오른쪽 옆구리에 흘러 내렸고, 흰 옷이라 피가 더 선명하게 보인 탓에 크게 다친걸로 보였고, 그걸 본 여학생이 나한테 피라도 닦으라고 티슈를 내민거고..

아 그렇게 된거였구나.

ㅎㅎㅎ, 근데 피가 철철 흐르는데 겨우 피닦으라고 티슈를 내밀다니.

어찌되었건 간에 상황이 좀 정리되고 나니까, 갑자기 팔이 욱신거리면서 아파온다. 피도 어지간히 닦아 내고, 소독약 바르고 구급약통에 있던 붕대로 팔꿈치를 대충 감았는데 느낌이 안 좋다. 자꾸 오른팔이 부어 오르는 느낌.

- 야, 너 그래가지고 오늘은 안되겠다. 그냥 집에가라.

- 그래야겠네요.

- 집은 어디야?

- 안양이요.

- 지하철 타야겠네. 1호선인가?

- 4호선 타고 사당에서 내려서 버스 타는게 더 빨라요.

- 지하철 역에 경찰 깔려 있을텐데 너 그 꼴하고 가면 바로 잡혀 가지 않겠냐?

- 그러겠죠.

- 학교는 어디야?

- **대요.

- 참내.. 세상이 어찌 되려고 한참 공부해야 될 넘들이 다 뛰어나와 이 지랄이야.. 대머리 개새끼 같은넘..

- ......

- 니네 친구도 하나 지금 병원에 있다며.

- 예.

- 죽을 거 같다 그러더만.

- 그렇겠죠.

- 어쨌거나 내가 데려다 주마. 지하철 태워주면 되잖아.

- 고맙습니다.

- 가자.

나름대로 그 다방에 앉아 있는 동안 얼결에 대접을 받았다. 약을 가져다 준 여종업원하고 주인 아줌마까지 와서, 혀를 끌끌 차며 치료를 해 주고, 시원한 콜라까지 한잔 가져다 주고, 다른 자리에 있는 손님들까지 다 같이 이 정권을 욕하면서 학생들을 칭찬해 준다.

이렇게 사람들이 다들 바라고 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모두 나서서 그만 하라고 그러는데, 그래도 세상이 바뀌는 건 참 힘든 일인가 보다.

자꾸만 팔이 욱신거린다.

이름모를 아저씨가 나를 옆에 붙들고 데리고 간다. 지하철 역에 가보니 입구부터 전경들이 삼엄하게 깔려 있고, 드나드는 사람들을 막 검문을 하고 학생으로 보이는 애들은 막 연행하고 있다. 더 이상 모여드는 것을 막자는 거겠지.

그걸 보면서 아저씨가 갑자기 내 뒤통수를 딱 때린다.

- 너 이새끼,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니네 엄니가 얼마나 걱정하는 줄 알아? 이게 돈 들여서 대학 보내노니까, 데모질이나 하고 피나 철철 흘리고 다니고, 이 삼촌이 바빠 죽겠는데 너 잡으러 다녀야 겠냐?

막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나를 야단치는 척 하면서 막 끌고 지하철 역으로 들어간다. 그 기세에 눌려서인지 전경들도 우리를 감히 막아 서질 못한다. 뭐 삼촌에게 잡혀 끌려가는 대학생을 막아서 뭐하겠나 싶은 심정이었을까?

나 역시, 고개 푹 숙이고 암소리 못하고 질질 끌려간다.

그렇게 지하철 역안으로 들어와 사당행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이 도착하자 아저씨가 웃으면서 얘기한다.

- 다른건 모르겠고, 너 빨리 집에가서 집근처 병원가서 치료좀 해라. 아까 보니까 파편도 몇개 박혀 있는 거 같고, 최루탄 가루가 상처에 들어갔으니 좀 안 좋을 거 같더라.

- 고맙습니다.

- 그리고.. 니들 맘 다 이해하는데, 다치면 너만 손해야. 몸조심해라. 니가 다치면 니가 문제가 아냐. 너 바라보고 있는 부모들 심정을 니가 어찌 알겠냐.

- .....

- 잘가라.

그렇게 나는 그 아저씨의 이름 석자 물어볼 생각도 못하고 신세만 지고 헤어졌다. 아마 지금쯤 환갑은 되셨을 거 같긴 한데..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어디 사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저 내 기억속에 지나가던 한사람의 시민일 뿐.

그리고 사당에 도착했는데, 피투성이가 되어서 버스 타기도 그렇고 해서 택시를 잡아 탔다.

기사는 내가 대낮부터 어디서 쌈질하다가 다쳐서 온 넘인걸로 보는 듯 했다. 왼손으로 붕대감긴 오른 팔꿈치를 잡고 앉아 택시를 타고 가는데, 라디오에서는 연신 시내의 상황을 중계한다.

기사분이 탄식하듯이 뇌까린다.

- 사람들이 말야. 저렇게들 좀 그만하라 그러면 그만하는게 순리지. 권력을 한번 잡으면 거기에 무슨 꿀을 발라 놨는지 그걸 또 자기 친구한테 주려고 저렇게 고집을 피우나. 도대체 몇이나 더 죽어 나가야 포기할 건지, 참 징하네.. 징해..

듣고만 있기가 그래서 한마디 보탠다.

- 아저씨, 저도 저기 있다가 온거에요.

- 뭐? 그럼 그게 경찰한다 맞아서 다친거야?

- 사과탄에 맞았어요.

- 어.. 그럼 큰일이잖아. 병원으로 가야 되나?

- 아니, 별로 심하진 않아요. 그냥 병원가서 치료좀 받으면 될거에요. 팔 움직이잖아요.

그러면서 오른팔을 내밀어 주먹을 폈다 쥐었다 젬젬을 해보인다.

- 아, 그 사과탄이라는게 수류탄 같은거 아닌가?

- 하하, 그렇게 쎈건 아니고 그냥 안에 최루가루만 잔뜩 들어 있는 거에요.

- 아, 그래서 니가 타니까 차 안에 매운 냄새가 난 거구나. 그나마 다행인데 그래도 그렇게 피가 많이 났으니 뭐 가볍게 볼건 아니지. 어디 병원으로 데려다 줄까?

- 안양 시내에 아무데나 외과 병원에 내려 주세요.

조그만 외과병원에 도착해서 차를 세워주길래 주섬주섬 지갑을 꺼내니, 기사분이 웃으면서 얘기한다.

- 마, 나도 거기 못 나가서 미안한 사람이다. 넣어두고, 그냥 내려. 치료비도 내야 되잖아.

- 그래도 차비는 드려야죠.

- 됐다, 마,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 그래도.

- 아니다. 내가 맘이 안 편해서 그래. 그냥 빨리 가라.

- 고맙습니다.

결국 택시기사분에게도 신세를 진다. 도대체 내가 한게 뭐가 있다고 이런 대접을 받나 싶어 오히려 맘이 더 무거워 진다.

병원에 들어갔더니 또 옷에 묻은 핏자국 때문에 치료실이 소란스러워 지면서 순서를 바꿔 나부터 붙잡고 처치실로 데려간다.

젊은 의사는 내 팔을 붙들고 치료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길 물어본다. 아는 대로 답을 해 줬더니 혀를 끌끌 차면서, 그래도 활기차게 얘길한다.

- 쭉 보니까, 얘들 얼마 안 남았어요. 양보 할거에요.

- 양보하는 거로는 부족하죠. 사람이 죽었잖아요.

- 그래도 그 정도면 되는 거죠. 나도 학교 나온지 얼마 안되었지만, 대학생들만 한다고 되는 건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일제히 욕을 하잖아요. 시내에서 학생보다 직장인들이 더 많이 나왔다면서요. 이럼 된거지 뭐. 그건 그렇고, 파편이 몇개 있는 거 같은데 엑스레이 찍어보고 뺄 수 있는데 까지는 다 뺍시다. 그거 놔두면 별로 안 좋으니까.

- 그러죠.

대충 처치를 마친뒤 엑스레이를 찍고, 간호사가 웃도리를 벗어 달라고 그러더니 대충 헹궈다 주기까지 한다.

- 핏자국이 다는 안 지워져요. 집에 가서 표백한번 해야 될 거에요.

- 그런데 원래 병원에서 이렇게까지 해 줘요?

- 의사선생님이 해 주래서 해 주는 거에요. ㅎㅎ

- 고맙습니다. 민폐만 끼치네요.

-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우리도 미안하니까.

기다렸다 나온 엑스레이 필름을 보니까 큰 조각이 서너개, 깨알보다 작은 조각이 대여섯개가 보인다. 우어.. 저걸 다 빼려면 완전 살을 헤집어야 되겠네..

의사는 역시나 의사답게 웃으면서 이거 보이는 건 다 빼자고 하면서 마취 해줘야 되냐고 묻는다.

- 마취 안하고 빼면 더 빨리 나아요?

- 뭐 굳이 그런건 아닌데,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 참아 볼테니까 그냥 빼주세요.

결국 그렇게 호기를 부리면서 마취 주사도 안 맞고 생살을 째고 파편을 막 뺀다. 씨바.. 마취 주사 놔 달라고 그럴걸.. 졸라 아프다. 별로 깊이 박히지도 않았는데도 하나하나 건드릴 때마다 소름이 쫙쫙 끼칠 정도로 아프다. 제일 깊이 박힌건, 살을 뚫고 들어가 뼈에 흠집을 낼 정도로 박혀 있다. 그걸 끄내는데 마치 뼈를 긁어 내는 화타의 치료를 바둑 두며 참아낸 관우의 입장이 된 거 같은 기분까지 든다.

저렇게 조그만 조각들이 내 살 속에 박히다니.. 줸장..

결국 아주 작아서 빼기조차 힘든 건 포기하고, 어지간히 보이는 것은 다 빼버렸다.

- 몇개 더 있긴 한데, 너무 작아서 빼기 힘들어서 놔둬야 겠어요. 이거 좀 지나면 그냥 밀려 나올 거에요. 그리고, 독성 때문에 팔이 좀 많이 부을 거고, 한 일주일 동안은 팔 못쓰겠네. 염증 생기지 말라고 항생제 처방좀 해 줄거고, 내일하고 모레 이틀 정도는 병원와서 항생제 주사좀 맞고 붕대좀 갈고. 그러면 별 문제 없을 겁니다. 고생했어요.

- 뭐 생각보다는 덜 아프네요.

끊임없는 허세.

- ㅎㅎㅎ 안 아파서 아까 그렇게 땀을 흘렸어요? 아팠을 건데~

- 아프긴 아팠죠. ㅎㅎ

- 병원비는 내가 안 받고 싶은데, 나도 월급받는 처지라 그럴 수는 없고.. 약값만 내고 약 타가세요.

-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그냥 치료비도 내고 싶은데요.

- 아, 그건 필요없고. 당분간은 시내 나가지 말고 좀 쉬어요. 덧나면 골치 아프니까. 술담배 하지 말고.

- 잘 될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약을 받아들고 (당시엔 의약분업 이전이다. 병원에서 약도 주던 시절이라는 뜻.) 병원을 나섰다.

집에갔더니 누나가 와 있어서, 이런 저런 사정 얘길 했더니 막 팔꿈치를 꾹꾹 찔러 본다.

- 진짜 여기에 최루탄을 맞았단 말야?

- 진짜라니까~

- 아이구~ 우리 막내가 큰 일 했네.

- 큰일은 개뿔. 아파 죽겠구만.

그 때 이미 오른팔이 붓기 시작해서 손가락까지 퉁퉁 부은 상태. 팔을 구부릴 수가 없어서 밥도 왼팔로 먹어야 되는 상태가 왔다.

- 기분인데 오늘 둘이 영화나 보러 갈까?

- 좋지.

그렇게 간만에 홀가분한 기분이 되어서 누나하고 둘이 나가 영화를 보고 놀다가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 집에 돌아왔더니..

아파트 현관문을 여는데 전화벨이 계속 울리고 있다.

- 여보세요?

- 성호니?

- 응. 누구냐?

- 너 살아있니?

- 살아있으니까 전화받지.

- 그러면 학회실에 이름을 지웠어야지.

- 아, 시내 나갔다가 좀 다쳐서 바로 집으로 와서 치료받고 지금 들어오는 길이야.

- 다쳤어? 많이? 심각해?

- 별건 아니고.. 오른팔을 좀 다쳐서 당분간 당구는 못 치겠는걸.

- 도대체 넌..

말을 채 잇지 못하고 전화를 끊어버린 친구는 신입생 시절 서로 약간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던 사이인 어떤 여학생.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이름 적어놓고 가방까지 놔두고 나가서 돌아오지 않자, 친구들 사이에서는 난리가 났던 거였다. 그날 우리 과에서 나 포함해서 네명이 돌아오질 않았는데, 나 말고 세명은 모두 구치소에 있는게 확인되었고, 나는 그나마 구치소에서도 또 시내의 병원에서도 발견할 수가 없어서, 친구들은 좀더 살벌한 상상을 했던 것이었다.

도심의 시위가 워낙 과격해서, 여럿이 다치고 중상을 입은 사람도 속출하고 경찰도 다수 다치는 상황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극단적인 상상들..

얼결에 내가 그런 상상의 주인공이 된 상황.

그 뒤로 앉아서 계속 내가 아는 학교 친구들의 모든 전화번호로 다 전화 걸어서 내 상태를 알려 주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그렇게 어느 초여름의 긴 하루는 막을 내렸다.


---------------------------------

휴대폰 삐삐도 없던 시절, 내가 일부러 과 사무실에 전화 걸어서 내 상태를 알려 줄 수도 없었고 하니, 친구들은 다 내가 "실제로 죽었다" 라고 생각을 한 모양이다.

지금와서는 웃긴 일이지만 당시에는 진짜 심각했던 상황이다.

그런 날들이 지나고, 6.29일에는 노태우의 항복 선언이 나오고 7월 5일에는 이한열이 사망하고, 이한열 사망 이후로 또 한참 시끌벅적하고..

내 젊은 날의 한 때는 그렇게 이 사회가 가져가 버렸다.

남은 것은 오른팔을 못쓰던 몇주동안 왼손으로 당구를 쳤더니 왼손 당구가 120까지 올라가 버렸다. 지금도 아마 왼손 당구는 어지간한 사람한테 안 질걸~

당시에 내가 뭘 느꼈던지간에, 이제는 그런 모든 감정들 조차 아련한 추억속에만 살아 있을 뿐 무덤덤해져 버렸다.

그러나 이 사회는 그 때에 비해서 별로 나아지지도 않은 듯. 물론 뒤져보면 그 시절보다야 훨씬 더 발전한 상태이지만, 체감지수는 별로 다르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전두환 시대보다 더 후퇴한 박정희 시대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로.

그렇다면 도대체 난 도대체 뭘 위해서 내 인생의 한때를 저렇게 고통스럽게 보냈던 것일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억울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거거든.

계속 우리가 피를 거름삼아 주지 않으면 바로 말라 죽는 거거든.

하여간 졸라 비싼 시스템이다. 민주주의라는 놈은.

그 값을 치르지 않으면 누릴 수가 없을 정도로 비싼 놈이다.












2012년 6월 9일 토요일

시국-_-선언!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간 군사독재의 망령을 떨치며 민주주의가 크게 진전돼 왔으나.
지난 5년간 다시 권위주의의 그림자가 우리 사회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

또 이 현재상황은 야당의 멘-_-붕사태와 더불어
쉬이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현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후퇴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본인은 다음과 같은 장소에서 시국-_-선언을 하려고 한다.

                                          -다음-

일시:2012년 6월 23일. 1시이후 알아서들 오셈.
장소. 서산 삼길포 포구 주변 펜션.
회비: 3만원.

뭐 대략 이정도로 하고...;;;
시국선언 도중 옥상땐스님의 잔;소리를 들을수가 있으며,
물뚝심송님이 직접 잡아올린 대;광어와 우럭, 돔까지!!!(구라가 넘 심한가;;)
자연산으로다가 맛볼수있는 기회가 있을수도 있다.
뭐 못 잡으면 회 떠주는데 많으니까 사서 먹지 뭐-_-;
---------------------------------------------------------


여튼......
지금 정부와 여당은 그와 같은 성찰 없이 용서와 화해, 국민 화합만을 이야기하며,
안보 장사질에 여념이 엄따.

진정한 용서와 화해는 엄정한 책임소재 규명과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국민화합은 민주주의의 회복을 통해서만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와 여당이 소통과 통합을 무시하는 독선과 아집,이해와 공존보다는 배제와 힘의 논리에 휩싸인 채 일방통행을 계속할 경우 더 큰 국민적 저항이 뒤따를 것임을 경고하고자 한다. 그...그것도 삼겹살과 회를 먹으면서 말이다!

끝으로 지난 8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조지 카치아피스 교수가 하신 말을 되새기며 시국-_-선언(라고 쓰고 엠티라 읽는다.)장소 공지글을 마칠까 한다.

"평화보다 국가안보를 더 중시하는 국가 관료들에 저항하고 끊임없이 더 많은 부를 탐하는 부자들을 제지하지 않는다면 자유는 축소되고 번영을 사라질 것입니다 … 비록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고 있고, 세계 경제권력이 한국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정치권력은 한국인의 손에 있습니다. 의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한국인들은 21세기에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끗-

아;;프로;;1;;미터;;웁스;;(프로메테우스)


진짜 아무것도 없다. 뭘 기대하지도 않았겠지만 뭔말인지 나도 잘 모르니까 그런갑다 해라.
개그는 제목-_-뿐.
====================================================================

1.과연 그러한가?

碁聖 오청원 선생님에게 누군가에게 물었다.

Ans : 니하우마 바둑 쒜쒜?(바둑이란 무엇입니까?)
Que : 쒜쒜 바둑 니하우마. (바둑이란 調和 입니다)

바둑을 둘 줄 아는 사람이라면 바둑의 본질에 대하여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 말의 타당성에 대하여 어느정도 수긍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오청원이라는 사람의 전설을 조금이라도 접한 사람이라면 이 정의가 갖는 정당한 권위에 대하여 쉽게 도전하기 힘들게 된다.

알렉스와 최민수


각각 상징하는 어떠한 것이 있다. 누구나 둘의 이름을 각각 듣는 순간 혹은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는 순간 둘이 어떤 부류의 남자들을 대표하는지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다.

하지만 매번 의심스럽다.

과연 한 사람은 여자를 한손으로 번쩍 안고 침대로 가서 휙던진 다음 '싸랑한다' 외마디 날리며 베스쒼을 할까? 과연 한 사람은 늘 여자를 고이 모시고 의자에 앉힌 다음 정성스레 발을 씻겨주며 '...사랑해요...'이렇게 속삭여 줄까?

알 수 없는 것을 기초로한 이런 나눔은 무의미하다. 그러하므로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시도들을 누구의 말대로 말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침묵해야 할 지 모른다.

하지만 무의미하다는 것이 가치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고 그러한 이유로 많은 경우에 어떤 것들을 분류하는 것과 어떤 것들의 정화를 찾는 시도는 꾸준히 행하여진다. 오히려 첫번째 바둑의 예와 다르게 두번째 사진의 대비는 다소 서로 보완하는 의미에서 덜 위험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세상의 남자는 마초아니면 '안마초'이다!

모든 남자는 빠져나갈 수 없는 천라지망일 수 있으나 동어반복적인 무의미한 명제일 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남자에 대한 어떠한 본질적인 특성이나 정보를 취할 수 없고 다만 여기에 예외적인 남자가 없다는 사실만 확일 할 뿐.

오히려 개인적인 경험에 기대어 이런 추정을 해보는 것은 어떠할까?

"손 시려운 한겨울 대략 밤 8시마다 행해지는 동상의 위험을 무릅쓴 음식물쓰레기장까지의 고난의 행군은 공통적으로 두 남자의 몫이다."

혹은

"토요일 혹은 일요일 두 남자 다 본인부고외에 어떠한 사유로도 마트에 가서 카트를 끄는 것을 거부할 수 없으며 일정한 경우 그것을 운좋게 회피했을 경우에는 그게 상응하는 응징을 최소 일주일동안 당할 것이다."

괜찮지 않은가? 아님-_-말구.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본질은 다른 의미에서는 대부분 비 본질적이며 비본질적인 것은 많은 경우에 본질적인 것을 드러내기도 한다.

본질적인 것은 사소하게 본질적이다.


2. 오빠 믿어?




넷질을 하다보면 보통 '믿는다'는 표현은 주로 신념 혹은 사상-사상은 적어도 나에게는 별로 그렇게 썩 엄청 맘에 내키는 단어는 아니다. 낯 간지럽다-과 신앙의 술어로 쓰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단어는 요즘 이슈가 되는 여러가지 정치 현안에서도 흔히 대비되어 사용되는데 뭐 대략 다음과 같은 용례를 종종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사파 나불나불나불 그거 신앙 나불나불나불 나에게 강요 마라 나불나불나불 니들끼리 믿으세요 나불나불나불.'

'사상의 자유 어쩌구 저쩌구 볼테르 어쩌구 저쩌구 비록 븅신들이지만 어쩌구 저쩌구 인정해줘야 어쩌구 저쩌구.'

사상에 비해서 신앙은 좀 덜떨어지고 약간 영혼이 삥뜯긴 사람들이나 같는 것으로 천대 받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상은 과학적이고 신념은 비과학적이라서 그러한 것인가? 혹은 사상이 신앙에 비해서 세련된 것인가? 워낙 개독이 넷질하는 잉여들에게 신앙이라는 욜 주옥같은 이미지를 심어줘서 그런가?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런 것인가?
위키백과적인 정의를 긁어 오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궁금하면 각자 찾아보도록 하자.

좀 다른 측면.

구약성경 창세기 1장 1절.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신약성경의 처음은 아니지만 요한복음 1장 1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한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하느님이 있고 또한 말이 있고 그 둘이 다이다이.
여기서부터 기독교는 시작되고 이것으로 기독교는 끝을 맺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근본적인 성경구절이다. 


아...물론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정말 그 구질구질한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덜 떨어지는 논쟁을 하자는 것은 아니니까 패스. 진짜 나도 지구의 나이가 무슨 5,000년 이런 얘기 들으면 좀 멍해지는 편이라서. 이것을 가지고 쌈을하고 있는 니들을 봐도 좀 멍해진다. 이것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인정의 대상일 뿐. 인정을 안하면 말이 안통하는 부분이란 말이다.


다시 그럼 사상의 대표적인 격인 '민주주의'를 함 볼까? 
기독교의 교리식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표현 할 수 있을까?

"최초에 각 인민들의 합의가 있었다." 이정도 아닐까?

이 합의로부터 3권 분립도 나오고 저 빌어먹을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권위도 나오고 대한민국의 수도를 지방으로 못 옮기는 관습헌법도 나오고 결정적으로 우리-_-가카도 나오지 않는가? 근데 너...혹은 니네 엄마 혹은 니네 할아버지...증조부 고조부 혹은 30대 할부지가 합의 한 적 있냐? 혹시 이승만 시절 헌법 최초로 만든 놈들 이외에 이거 합의 했다고 하는 사람 주위에 있으면 신고해라. 그놈 외계인이다.

종교가 근본적인 공포 불안으로 사람들 삥뜯는 거라면 현재의 민주주의 역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근본적인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생각으로부터 출발 아닌가(?;;;아 쓰고 나니 무슨 아테네 그리스 민주주의 이런 얘기는 사절한다. 그냥 지금 현재 공화정의 체제의 비교적 가까운 근래의 기원만 생각하자;;;)

지금의 민주주의의 역할과 오래전 종교의 역할, 민주주의의 맹점 종교의 맹점, 삐뚜러진 민주주의 썩은 종교 뭘 봐도 일란성 쌍둥이 아닐까 하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은 이제 민주주의가 종교를 대체했다는 것 뿐. 좀 오래된 패션이지 뭐.
또 있다.

믿지 않는 다는 것. 사상은 믿음의대상이 아니다.

이럼으로서 다시 이 글 2번 처음으로 빽한다. 아...다시 인류의 기원을 찾으로 외계인 UFO타고 다른 행성으로 가는 거지.

오빠는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저런 말 하는 놈들은 다 믿으면 안된다.
오빠든 장사꾼이든 학자든 성직자든.


3. 흙ㅜ.ㅜ흙 그래도 믿었어요

흙흙;;ㅠ,.ㅠ;;흙흙 그래도 우리는 사랑했어효;;;

뭐 남자건 여자건 믿음이 깨졌을 때 반응은 대략 두가지 이다.

극도의 분노 and 정당화

졸라 죽이고 싶을 정도로 화도 난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 혹은 여자가 바람이 나서 다른 수컷 암컷을 비록 만나고 있더하더라도 과거 우리의 사랑은 갠춘았고 알흠다웠어효;;;

사랑이라는 것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면 사랑따위를 운운할 이유가 없지.

사랑이라는 것이 퍼뜩 머리를 스치면 일단 뭔가 자기가 누리고 있던 어떤것의 본질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면 말고.

그런의미에서 아래의 시는 언제 어느순간에도 마땅한 자세에 대한 훌륭한 성찰이라 할 수 있따.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미리미리 그칠것을 생각해야지. 암.

사랑뿐이 아니다.
결혼생활이 잘 돌아가면 아무런 생각 없다가 뭔가 삐끗하면 결혼이란 뭔가 생각하게 되지.
민주주의가 어긋나기 시작하면 민주주의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젊었을때는 모르다가 나이가 들면 인간의 본질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고 찾게 된다.

하지만 결국은 다시 또.
본질은 결국 사소하며 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가봤자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것 처럼.

하지만 또 어디로 간다.
무엇인가 찾으러 또 간다.
아주 사소하게.



이 놈은 알지. 지가 뭔지.

나는 그렇게 말 하기로 했다!!!

1.
 
낮에는 매우 덥고 밤에는 매우 추운 이상한 날씨의 연속
그런 건 참을 수 있겠으나.
 
모기.
 
이건 참을 수 없다 금방 손가락과 손가락사이를 물리고 나서
어떻게 긁으면 시원해질까 라면서 막 긁다가 발바닥에 한번 더 물리고
나서야 온방을 에프킬라로 뿌옇게 물들였다
 
이 놈의 모기는 지금이 지 철인지 알고 열심히 날아다닌다
날아다니기만 한다면, 뭐 신경 쓸 일이 있겠냐만. 문다.
물기만하면 뭐 신경-_-쓸 일이 있겠냐만은, 운다.
 
...그 소리..

특히 쌔근-_-쌔근 아가처럼 자고 있을 때
귀속을 후벼 파고 드는 날개 소리는,
아스팔트를 뒤집어엎을 때 쓰는 드릴소리보다도 강하다
스케일링 소리보다도 더 강하고, 쇠조각으로 유리를 긁을 때 나는 마찰음보다 더 강하고
조카가 용돈 달라는 목소리보다 강하고
결제되었습니다 라는 소리보다 강하다
( .....또 없을까?)



아...그 소리...
  
게다가 오늘은 자고 일어났는데 벽에 새가 붙어 있는 걸
가만히 보고 있다가 그게 모기인 걸 확인하고 기겁을 했다
 
이런 씨뎅들
 
지금도 에프킬라를 피해 어디선가 코를 막고 숨어 있겠지
그러다가 밤되면 복수 하겠지 그러면 나는 잠 못 자겠지
 
어떻게 좀 평화로운 낮/밤을 보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지식-_-검색 창을 열어보기로 했다
 
모기 를 쳐보니 이런 게 나온다.
 
모기판타지, 모기지론, 모기그룹, 세상에서 제일 큰 모기, 세계에서
제일 큰 모기, ( 뭐가 다를까 ) 아마존 대왕 모기.....? ( ..모기도 아니고,
대왕모기 라니..)
 
아마존 대왕 모기? 진저리를 한번 치다가 클릭을 해본다
(사진을 올리려다 내가 또 볼까바-_- 생략한다)
 
그 사진을 보고 있자니, 뒷덜미가 가려웠다 진짜 대왕모기에다가,
그 주둥이와 날개는.
 
...내가 얼마나 평화로운 나라에서 평화로운 낮/밤을 보내고 있는지
를 확인 하는 순간이었다
( 물리면 피가 빨려서 죽는 게 아니라, 깔려서 죽겠군...후후)
 
모기에 대항하는 법은
그냥 비누로 씻지마세요 모기향을 피우세요 값싼 모기장 공동구매 사이트
........
 
뭐 없네
 
그냥 간단하게 모기향을 피우면 그만이겠지만, 그제부터 모기향 냄새 때문
인지, 일어나면, 머리가 더 커져버린 듯 한 느낌이고 속도 메슥거리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타나는 두통 때문에 모기향 피우는 것마저도 내게는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결국엔 오늘 자지-_-말자
..깔끔해
 
후후
 
2.
 
모로 누워 심드렁하게 영화 세 편째를 보고 있는데,
친구가 족발을 사 들고 찾아왔다
내 방을 제 방인 양 드나드는 친구 중 한 명인데,
올 때마다 맛있는 걸 사오는 가장 착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지만,
( 꼭 그래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ㅡㅡ;;;; )
갈 때는 꼭 폭풍잔소리를 하고 가는 가장 신경 쓰이는 친구이기도 하다
역시 들어오자마자 시작이다
늘 하는 지청구 같아서 음.....대충 흘려 들으려 했으나,
 
오늘은 톤이 좀 높았다. 오고 가는 높은 톤. 그 짜증나는 목소리
 
한 판 붙을라고 하다가 오늘은 내가 참기로 했다
( 꼭 족발을 사와서 참은 것은 아니다 ㅡㅡ )
 
그리고, 그런데, 그러나, 그래서
족발을 펼쳐놓고 보니, 가소롭게도 소주를 안 사온 것이다
(참..나..씨..ㅋㅋㅋㅋㅋㅋ 가소로운 웃음 -.ㅡ )
 
소주를 안 사온 것이다. 소주를 안 사온 것이다. 소주를 안 사온 것이다.
 
- 고기 먹을 때, 소주 안 마시면 민법에 걸려
- 우리도 일반인들처럼 그냥 한 번 먹어보자
 
일반인들처럼 이란다.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애릿해져 그냥 먹기로 했다
 
법에 걸리지도 모르는 그 스릴있는 상황에서 먹는 족발
맛이 있을 리가 있나
 
그래서 결국엔 친구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몇 조각 꼬불쳐서 냉장고에 숨겨 두었다
.. 깔끔해
 
3.
 
인터넷이 느려졌다 인터넷 속도 10메가를 꾸준히 유지했던,
인터넷이.
느려지다니. 갑자기 다운이 되다니.
그래서 바로 가입한 인터넷회사로 전화를 했다
이리저리 가르쳐 주는 대로 응급처치를 했으나 상황은 그대로였다
 
몇 시간을 그렇게
 
- 좀 더 기다렸다가 그래도 정상적이지 않으면 다시 전화하세요
 
라는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삐리리 삐리리 피리를 불라고 하다가,
알았다. 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물론 알았다 라고만은 하지 않았다 살짝 피리를 불었다)
 
 
도저히 썽질이 나서 못 참다가 내 컴터를 열고 몇 개 검사를 하고, 정리를 하다보니까,
바이러스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필요 없는 것들이 한 자리 가득 메우고 있으니.....
 
바이러스 검사도 하고 필요없는 폴더의 내용도 지우고
재부팅하니까......
 
 
아 좀만 더 참았다가 전화를 할 껄
 
//
 
 
그러다가 방을 휙 둘러보게 되었는데 참으로 방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
 
족발 먹고 가는 친구가, 방도 정리하고, 고지서도 좀 따로 보관하고,
먼지도 닦고, 주저리주저리 거리던 말이 괜한 말은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청소를 하려다
그냥 두기로 했다.-_-
귀찮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다....응?
 
4.
 
작년 여름에는 내가 어떻게 지냈을까
 
지금보다야 그때가 모기가 더 많았을 것인데도
피곤해 모기소리도 못 듣고 자기 바빴지 뭐
끝내지 않은 일들이 많을 때면, 소주 없이 삼겹살도 먹고, 회도 먹고,
했었지 뭐
 
귀찮을정도로 가입한 곳에서 걸려오는 전화도 참 공손하게 받았었지 뭐
 
친구들 잔소리도 그려러니 하고 넘어 갔었고, 방도 참 깨끗이 청소도
해 놓고 했었지 뭐
 
후후
 
그러나 갑자기 요즘 왜!!
 
 
결론>
쓸 데 없이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모든 게 귀찮아지고,
지지리 궁상만 떨고 있는 이때를, 나는 슬럼프라 부르기로 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