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1일 목요일

외모


사실 사람의 외모라는게 그렇다.

어떤 사람은 보기만 해도 광채가 나는 게 낡은 작업복을 입고 있어도 화보사진 처럼 보이고, 어떤 사람은 깔쌈하게 빼 입어도 모내기 하다가 올라온 농부같은 느낌이 나오고..

그냥 외모 상관없이 한창때의 젊은 남녀는 인생의 최고 절정기를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줘서 그런지 어지간하면 다 예뻐 보인다.

문제는 40대를 넘어서 중년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

진짜 예전에는 그런거 잘 몰랐는데, 요즘 들어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그 사람의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잘 관리해서 피부도 좋고 몸매도 좋고 이런게 문제가 아니다. 그런 표피적인 것들 말고, 웃고 떠들 때의 표정, 다른 사람의 얘기를 귀기울여 들을 때의 표정 같은 것들 속에서 진짜 그 사람의 인생이 배어나오는 것 같다.

내 경우는 상당히 마른 체형을 가지고 젊은 날을 보냈던 케이스인데, 아버지쪽 보다 할머니쪽 피가 많이 섞인 듯한 느낌이다. 흔히 구분하는 걸로는 남방형 얼굴, 눈이 크고 쌍커풀 깊고 광대뼈가 별로 없고 턱이 큰 편이다.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아서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그리 멋진 몸은 아니다.

그래도 일단 눈 크고 쌍커풀이 있어서 기본을 먹어주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딸아이도 다행히 그 모양을 그대로 물려 받았다. 나중에 견적 싸게 먹힐 거 같아서 돈 번 느낌이다. ㅎㅎ

아버지는 반꼽슬 머리였는데 난 직모고, 격세유전으로 곱슬 머리는 딸아이한테 물려 내려갔다.

젊어서 마른 체형에 좀 지나치다 싶게 운동을 좋아해서 이것 저것 많이 해 봤고, 체력도 누구한테 어지간하면 안 밀린다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30대 중후반에 시련을 좀 겪으면서 운동을 멈추고 맨날 술만 퍼 먹었더니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서 완전 외모가 망가져 버렸다.

70키로 전후를 왔다갔다 하던 체중이 90키로에 육박하게 늘어버렸으니 말 다했지 뭐.

그런 상태로 나이가 들다 보니까 체력도 엉망이 되고 운동을 점점 더 못하게 되는 상황이 왔다. 뭐 조만간 고지혈증에 혈압에 막 문제가 될 거 같아서 죽기 싫어서 살을 빼게 된거다.

결국 젊어서는 그런데 뭐하러 가냐~ 노인네들이나 가는 거지~ 하면서 안하던 등산을 하게 되고, 그나마 효과를 봐서 일단은 다시 체중을 한 십키로 줄여놨다. 한 5키로만 더 줄이면 적당한 레벨이 될 거 같긴 한데..

이 모든 것은 서론이고 이제 본론을 말해야 한다.

내가 장동건을 닮았다고 주장하면 사람들은 모두 다 진짜 썩은 개그라고 생각하거나 터무니없는 자뻑이라고 생각을 한다. 근데 그거 진짜다.

살찌기 전에 진짜 나 장동건 닮았다는 소리 꽤 들었다. 그 때부터도 동년배 여성들 보다는 중년여성들에게 더 인기가 있던 스타일이었는데, 그 아줌마들이 그러더라. ㅎㅎㅎㅎ

근데 문제는..

살이 확 찌고 나서, 예전에 날씬했던 시절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될 일이 있었는데, 그 여성분이 날 보자마자..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면서 하신 말씀이 있다.

"아니, 왜 장동건이 백일섭이 됐어~~~ "

여기서 내가 느꼈던 좌절감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왕년의 액션스타 백일섭씨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기에 멈추기로 하자.

근데 백일섭씨 보고 뭐라 하지 말자. 그도 젊었을 때, 가죽잠바에 가죽장갑 끼고 날아다니던 액션스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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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올리고 났더니 소시적 사진을 올려야 인정해 주겠다는 항의가 속출해서 과감하게 한장 투척.



댓글 6개:

  1. 응? https://www.google.co.kr/search?q=%EC%A1%B0%ED%9D%AC%EB%B4%89&hl=ko&newwindow=1&prmd=imvnsul&source=lnms&tbm=isch&sa=X&ei=TafiT9ukJ-uaiQeciZn0Dg&ved=0CDQQ_AUoAQ&biw=1280&bih=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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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희봉씨군요. 이름은 잘 기억을 못해도 몇몇 영화에서 인상깊게 봤던 배우인데 저랑 닮았다는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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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ㅎㅎㅎ 첫줄부터 빵터졌음.썩개블로그는 심송님을 위해 있는거 같다능ㅋㅋㅋㅋ
    흠,울아버지 보단 못하시므로 일단 안심하고,ㅋㅋ 상당한 훈남 이셨 었.었.던건 인정 -_-b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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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아, 고맙습니다. 이제 운동좀 더 하고 체중좀 더 낮춰서 왕년의 영광을 되찾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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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장동건...
    안드로메다로 다함께 갔다오게 되는 개그!
    설마 진심으로? 하는 불안감을 한켠에 둔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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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 글을 장동건 팬카페에 풀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이번 한번만 꾹 참아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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