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6일 수요일
종교에 대한 이해
종교중에는 참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는 불을 섬기는 배화교라는 것도 있다. 실제로 활활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고 있으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유체이탈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라면서 이런 저런 불을 다 다뤄 봤는데, 그 중에 갑으로 치자면 역시 잘 마른 장작으로 활활 때는 불이지만 장작은 그리 흔한 연료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 집에선 주로 벼를 도정할 때 생기는 쌀의 껍질, 즉 왕겨를 이용해서 불을 때곤 했다.
하지만 왕겨는 불을 때기가 그리 쉬운 연료가 아니다. 물론 화력이 나쁘진 않지만 불이 잘 안붙는다.
그래서 필요한 문명의 이기.
이런걸 쓴다. 소위 "풍구"라 불리우는 기계다.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
손잡이를 휘릭휘릭 돌리면, 앞으로 튀어나온 구멍으로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한 바람이 흘러 나온다. 거기에 쇠파이프를 끼우고, 그 파이프를 아궁이 속으로 밀어넣은 뒤, 그 위에 왕겨를 끼얹으면서 불을 때는 거다.
그러면 겨우 왕겨로 때는 불인데도 무슨 가스밸브에서 고압으로 흘러나오는 가스에 불이 붙듯이 후아악~~~ 하면서 불길이 치솟는다. 물론 제대로 못하면 아궁이 밖으로 엄청난 불꽃이 터져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초짜 시절에는 눈썹을 두어번 홀랑 태워 먹어야 되기도 한다.
이렇게 풍구를 이용해서 왕겨불을 때는 것은 나름 재미가 있다.
그것도 아침밥이나 저녁밥 할 때 때는 것은 뭐 그냥 그런데, 한밤중이나 새벽에 불을 땔 때가 더 경건해진다.
왜냐면 한 겨울 추운 날씨에는 왕겨불로 달궈놓은 방구들이 빨리 식기 때문이다.
자기전에 불을 이빠이 지펴놔도, 새벽 두어시 쯤 되면 슬슬 구들장이 막 식는다. 그러면 세시쯤 한번 더 나와서 불을 때주고 들어가야 아침까지 잠을 편하게 자게 되거든.
그렇게 한밤중에 나와서 아궁이에 홀로 앉아 풍구를 휘릭휘릭 돌리면서 왕겨불을 때다 보면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들면서 배화교의 교주 조로아스터에 대한 경외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 때, 읽었던 책이 바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마셨다" 라는 책이다.
사회 일각에는 지나친 음주를 막기 위해서 이 책의 제목을 변조해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고 잘못 알려져 있지만 원제는 저게 맞다.
배화교의 교주 조로아스터의 이름이 다르게 읽으면 짜라투스트라가 되는 거고, 그가 불을 지피면서 술을 먹다가 배화교의 교리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책인 거다.
그래서, 나도 배화교의 교리를 깨닫기 위해 새벽에 아궁이 앞에서 아부지께서 항아리에 담아 놓으신 맑은 술을 걸러다가 한 호리병 담아서, 홀짝홀짝 마시며 왕겨불에 구워낸 은행알을 씹으며 종교 활동을 했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얘길 지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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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임-_-이제 완전 작정한 거임???
답글삭제산은 산이요, 물은 물뚝이로다~
삭제먼 산~~~~
스아실 그 책은 놀자님께서 음주문화의 집대성을 위해 지으셨으나 지금은 유실됐다고 전해지는 책으로 알려져있습죠~~
삭제읽고나니 활활 타는 불꽃의 열기가 느껴집니다. 더운날 더 덥게 만드는 고행을 주는 종교의 일면도.. 순간 남극으로 떨어지는 시원함이 ??
답글삭제방구가 얼마나 뜨겁길래 그걸 식히기까지 한다는건지-_-
답글삭제내가 이 답글을 달고도 웃겨서 피식피식 하는데-_-
삭제아무도 알아봐주는 이 없네-_-
나 홀로 또 피식거리네_-_
그런 식으로 망한 댓글을 살리려고 재활용 시도를 하는 것은 사파의 초식이라 정파 무림에서는 금지된 것으로 아뢰옵니다.
삭제마교 나오는 무협인줄 알았삼..그 놈의 묵향은 언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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